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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마네

기대가 아닌, 믿음 혹은 사기 - 글, 사람과 놀다⑨ 기획을 준비하는 줌마네 3기 아줌마들께 줌마네 3기 보강 수업 계획을 짠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또다시 발목이 잡혔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사쓰기를 해 보자고 제안한 것은 분명 과도한 욕심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일 벌이기를 좋아한 탓에 해야 할 일이 충분히 쌓여 있는 상태였으니까요. 더욱이 시리즈로 진행해 보자는 것은 사서 고생한다는 조롱을 들어도 달리 변명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것을 버젓이 알면서도 내치지 못한 것은 지나친 결벽일지도 모르겠습니다. 3~4개월 글쓰기 공부를 한 아줌마들이 이름 석자를 내걸고 잡지에 글을 기고하는 현실에서, 선생이란 이름이 갖는 짐은 예상보다 무거웠습니다. 잡지에 어울리게 글을 써야 할 텐데 싶은 마음부터, 검토해 달라고.. 더보기
선물의 나날 1. 이야기는 지난해 연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연말 줌마네 4기 자유기고가반 종강파티가 열리던 날이었다. 지난 9월부터 16주간 진행된 강의는 12월 말 막을 내렸다. 마지막 강의가 있던 날 저녁 5시 무렵부터 줌마네 사무실에서 종강파티를 열었다. 그날 나는 5시에 퇴근해 곧장 줌마네 사무실로 갔다. 6시가 채 못 된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종강파티가 한껏 무르익어 있던 시간이었다. 뒤늦게 합류해 저녁을 시켜먹고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그때 4기 아줌마들이 ‘선생님’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포장 된 상자와 꽃 한 송이를 건넸다. 선물 포장지가 무척 예뻐서 혹시 어디 쓸데없을까 싶어 조심조심 뜯다가 한 아줌마에게 “포장지는 팍팍 뜯어야 또 선물이 들어온대요”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두 .. 더보기
선택한 일에 한번쯤은 삶을 담가 보기 - 글, 사람과 놀다⑥ 선택한 일에 한번쯤은 삶을 담가보기 1 까페 옆구리를 끼고 돌던 명암계곡의 밝은 물속을 헤엄치던 피라미들을 보셨습니까! 베란다 곳곳에 옛스러움을 되살리려 가져다 놓은 듯한, 나무로 만든 마차 바퀴며, 무쇠솥이며, 탈곡기와 김메는 기계며…, 그곳에도 눈길을 주셨습니까! 아니면, 멋스럽지는 않아도 손님에 대한 예의를 표현하던 창가 곳곳에 기대고 있던 시가 새겨진 목판이며 그림이 담긴 액자까지도 취재 수첩에 흔적으로 남아 있습니까! 그뿐입니까? 취재가 어찌 눈으로만 보는 것만을 기록하는 것이겠습니까. 어느 누가, 언제 오더라도 기꺼이 내어 주던 고구마에 담긴 사람의 온기를 느껴보셨나요! 한 형제처럼 함께 몰려다니던 강아지들에게 먹이를 건네던 할머니의 손길에서는 어떤 냄새가 나던가요! 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