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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밥상으로 받은 행복 지난해 10월 다녀온 행복마을에서 인상적인 것은 밥이었다. 이는 행복마을을 아는 이들에겐 다소 엉뚱할 듯싶다. 행복마을은 낙후된 농어촌 마을을 사람이 사는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사업이다. 이를 위해 주택을 한옥으로 개량하고, 마을마다 주민소득을 증대할 수 있는 특화작물을 재배하기도 한다. 따라서 행복마을 방문객들은 으레 한옥체험 활동이나 방문 프로그램을 언급하는 게 보통일 듯싶다. 그런데 인상적인 것으로 밥을 꼽으니 엉뚱하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성 싶다. 그럼에도 네 곳의 행복마을을 다니면서 정작 내 마음을 잡은 것은 밥상이었다. 첫 밥상은 담양 무월 마을에서 받았다. 밥상은 점심 무렵에 도착한 일행들에 맞춰 무월달빛문화관 안에 차려졌다. 밥과 반찬은 뷔페식으로 문화관 방안 한켠에 놓였다. 함께 간 .. 더보기
30년 작정할 실험의 5년 그곳엔 도예공방이 있다. 공방의 주인은 토우들이다. 처마에 걸려 있는 사람, 장독대에 올라 앉아 있는 사람, 창문 틈새로 나란히 앉아 있는 사람들이 모두 흙으로 빚어졌다. 토우는 함박웃음을 지는 형상이 많다. 미술관엔 그릇들도 군데군데 ‘설치’됐다. 깨진 잔들이 처마 끝에서 매달려 하늘을 올려다보는가 하면, 방 안에 물건을 올려두던 ‘살강’ 위에도 가득하다. 공방은 옛 초가를 활용했다. 전남 담양군 무월마을에 있는 이 허허도예공방은 주민 송일근씨의 작업장이자 전시장이다. 마을 이장인 송씨는 도예가이기도 하다. 둘러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지만 평범한 농촌마을이라 몇 년 전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 공방에 사람들의 발소리와 말소리가 자주 들렸다. 그 소리를 끌어드린 배경엔 ‘행복마.. 더보기
한옥에 다양성은 용서되지 않았다 ' 한옥에 다양성은 용서되지 않았다.' 전남도에 조성되고 있는 한옥마을 세 곳을 둘러보며 든 생각이었다. 행복마을의 일환으로 짓고 있는 한옥은 모두 거대했다. 거대한 대들보에 지붕도 높다. 마치 위용을 자랑하는 듯 싶다. 그 모습이 시골 배경과도 왠지 어색하게 마주했다. 그런 한옥들이 지형만 달리할 뿐 모양은 대부분 거기서 거기다. 과장하자면 천편일률이다. 그 가운데 맘에 드는 한옥을 만났다. 담양군 무월마을에 있는 한 주민의 집이다.(바로 위) 어쩌면 한옥이라기보다는 옛 초가집 형태에 기와를 올린 게 맞을 듯 싶다. 기둥은 그리 두껍지 않은 나무들이 대신했다. 집 가운데는 마루를 두었다. 창문은 개량형으로 내었지만 전체적으로 평온한 맛이 든다. 새롭게 짓는 한옥들이 양반가의 집이라면, 이 집은 서민들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