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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온날

아침 6시 15분의 비


아침 6시 15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바깥 공기가 몸을 적셨다. 상쾌했다. 그러나 몸을 적시는 것은 공기만이 아니었다. 현관을 나서려 할 때 비가 내리고 있었다. 

30여 분 전, 베란다에서 보았을 때는 비가 내리지 않은 듯 했었다. 잠시 망설이다가 집으로 되돌아왔다. 외출을 접었다. 

오늘 외출은 여행이었다. 현관을 나서려 할 때 옆엔 자전거, 높새가 함께 했다. 광주에 온 후, 세운 목표 가운데 한 가지가 남도땅을 높새와 함께 돌자는 거였다.
그 목표를 두어 주 전에 처음 실행하려다 준비가 부족해 미뤄두었다. 그 일을 오늘 하려 했는데 이번엔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오늘은 광주에서 출발해 담양, 순창을 거쳐 백양사에 들렸다가 장성쪽으로 해 광주로 되돌아오는 여정이었다. 남도에서의 첫 나들이니 하루 코스로 잡아보자 했다. 하루만에 모두 갈 수 없다면 적당한 곳에서 되돌아와도 무방했다. 그래도 오늘 목표는 달성된다. 목표는 목적지가 아니라 높새와 하루를 보내는 것이니까.   

그저 훌쩍 떠났다가 돌아오면 족했을 여행. 그것이 동강난 토요일 아침이다. 이제 기억할 것은 여행을 가지 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광주에 온 지 한 달된 5월 23일 아침엔 비가 내렸다는 것이다.  (200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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