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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

사람 사는 일터 2003년 직장에서 제작한 캠페인 포스터다. 그때 이런 일터가 되기를 희망했다.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의 절반 이상을 보내는 일터가 이런 문화이길 바랐다. 이 포스터의 디자인은 당시 알고 지내던 한 다지이너가 자원봉사로 제작해 주었고, 글은 여러 사람들의 의견과 자료를 참조해 작성했다. 무척 아끼는 글 가운데 하나다. (포스터를 클릭하면 글씨가 제대로 보입니다.) 더보기
공식으로부터 일탈 ‘겨울입니다. 손끝을 파고드는 아침 바람이 겨울입니다. 호프집보다는 소주집을 찾는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겨울입니다. 문득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마음이 겨울입니다. 이런 겨울날, 조촐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마음을 부드럽게 다스리는 맥주가 있고, 영혼을 경쾌하게 깨우는 음악이 있고, 몸을 열정으로 감싸는 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 해 두 해… 얼굴을 맞대고 살았던 대학 동기들과 선후배가 있습니다.‘ 어느 해 겨울 대학 동문들에게 춤 파티를 제안했습니다. 그 몇 해 전 뷔페를 불러 마련했던 송년 동문모임이 시나브로 사려져 버린 무렵이었습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춤을 참 못 춥니다. 그저 리듬을 표현할 줄 모르는 몸의 무지 탓입니다. 여전히 의식이 자유롭지 못한 부끄러움 탓입니다. 그럼에도 춤 파티를 하자고 한.. 더보기
가부장 그 너머 서울 마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이유명호님이 중고생 시절 때 일입니다. 어느 날 그의 아버지는 이유님과 함께 미성년자관람불가인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극장주인은 막아섰지만 아버지는 오히려 따지고 들었습니다. “부모랑 왔는데 무슨 상관입니까!” 이들 부녀는 훗날 단속이 덜한 동네극장에서 그 영화를 함께 보았습니다. 이유님의 지갑 속엔 아버지의 시신을 화장한 후 타다 남은 뼛조각 중 한 개가 고이 간직돼 있습니다. 그만큼 아버지는 삶의 든든한 친구이자 스승이었습니다. 평일날 등교 대신 광릉으로 놀러가고 교장 선생이 훌륭한 학교를 가기 위해 중학교를 하향지원 한 일, 모두 아버지가 부추긴 일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반말을 쓰라 한 이도 아버지였고 결혼할 때 ‘참고 살아라’는 말 대신 “남편이 한 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