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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

유서를 묻다 열네 줄, 여백이 더 많건만 읽을수록 더욱 막막해질 뿐입니다. 스스로 거둔 원망에 한 방울의 눈물도 살아있는 자의 사치가 돼버렸습니다. 영영 볼 수 없는데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오히려 눈앞에 더욱 또렷히 새겨집니다 이처럼 늦게 깨는 이들을 두고 선택한 이른 그 아침이 곧 캄캄한 밤을 만들었습니다. 한 사람이 지구에서 내렸는데 오히려 지구가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운명으로도 지탱할 수 없는 그 무게, 하늘에도 땅에도 둘 수 없어 가슴에 두고 두고 묻습니다 더보기
연모, 추모 자전거 여행을 떠나려다 비가 내려 가지 못한 이른 아침 당신은 훌쩍 떠났군요. 살아온 길을 스스로 지워내며 되돌아올 길을 스스로 지우며. 당신이 믿었던 신념들과 당신이 가꿔왔던 가치들과 그리고 당신이 사랑하는 이들과 이별할 짬도 스스로 거둬 버리고 그렇게 훌쩍 떠나버리셨군요 대통령, 대통령이라서 좋았습니다. 여전히 그 무엇 하나 제대로 바뀌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5년을 늦추는 그 자리에 있어줘셔 좋았습니다. 대통령, 대통령이 아니라서 좋았습니다. 그 막강한 권력을 스스로 덜어내려 해서 거추장스런 대접들을 부단히 거둬내려 해서 좋았습니다. 아! 오늘 아침 봉화마을에 굵은 장대비라도 내렸다면 어쩌면 그 비라도 당신의 발길을 막아주지 않았을까요 이런 비보를 듣지 않아도 되는 아침이지 않았을까요 그곳에도 길이 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