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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야 사랑 눈 쌓인 모습이 아름답다고 탄성을 자아낼 때,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먼저 내려와 땅에 몸을 누이었다 사라진 수많은 눈송이를 그런 눈송이가 없었다면 눈은 결코 쌓이지 못했을 것입니다 당신의 지금 사랑에도 먼저 내린 눈송이 같은, 이제는 기억으로만 남은, 그런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아니라면, 지금 사랑은… 먼저 내린 눈송이처럼 사라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여 떠나는 모습이 아팠던 사랑이라도 지금 사랑에게는, 먼저 내린 눈송이와 같은 존재입니다.(2004 01) 더보기
눈이 내리면 길은 다시 시작된다 다시 광주에 눈이 내린 1월 13일, 강진으로 출장을 나섰다. 두 명이 관용차량을 타고 떠나기로 한 출장을 도로사정을 염려해, 뚜벅이족인 나 혼자 대중교통으로 떠났다. 간밤에 내린 눈 덕에 얻은 호젓한 출장길이다. 광주시내를 벗어나 나주, 영산포, 영암, 성전을 거쳐 강진으로 가는 길. 버스 맨 앞 자리에 앉아 카메라를 꺼냈다. 1. 눈 내리는 그 도로에서도 눈에 남는 건 사람이었다. 어젯밤 내린 눈이 쌓이고, 다시 내리는 눈 사이로 도로를 따라 한 촌부가 길을 나섰다. 눈이 내리면 길은 다시 시작된다. 차가 달리는 길이 도로이고, 사람이 걷는 길이 인도다. 경계가 가려져 위험한 길이고, 경계가 허물어져 자유로운 길이다. 그럼에도 자유보다 위험이 더 크게 느껴지는 건, 경계만을 의존하고 살았기 때문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