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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

물드는 봄 삼월 섬진에 매화 보러 온 나그네, 그 향에 취해 며칠 머물더니 뒤따라 핀 산수유에 눈길을 잡혔네 이윽고 핀 개나리에 반가워하다 아뿔사, 발길 한 걸음 떼지 못하고 사월 섬진까지 흘러가 벚꽃에 인사하네 "봄은 들녘으로 오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물드는 거로군" (20100331) * 섬진강변 강둑으로 핀 개나리들 더보기
삼월 섬진에 오면 삼월 섬진에 오면 흐드러진 꽃들이 말한다 그 일, 당신이 아니어도 된다 당신, 그 일이 아니어도 괜찮다 삼월 섬진에 오면 흐르는 강물이 말한다 그 발길, 서둘지 않아도 된다 머물듯 맴돌듯 해도 어딘가에 닿는다 삼월 섬진에 오면 강가에 선 버들이 말한다 높이 오르는 것만이 의미는 아니다 아래로 옆으로 싹을 돋아도 성장한다 삼월 섬진에 오면 꽃들이, 강물이, 버들이 말한다 봄이다 스러졌던 모든 꿈들이 다시 서는 봄이다. (20100331) 더보기
사람은, 꽃도 봄도 잊는다 꽃들은 그저 저들대로 꽃을 피울 뿐인데, 사람은 그저 꽃 따라 봄을 만든다. 꽃의 봄과 사람의 봄은 다르지만 봄날엔, 꽃이나 사람이나 부지런하지 않을 수 없다. 꽃이 봄이고 꽃이 사람이면, 사람이 봄이며, 봄 또한 사람이다. 이리 맴돌다 꽃이, 봄이, 사람이 제자리에 설 때쯤엔 꽃은 지고 봄은 가고 사람은, 꽃도 봄도 잊는다. (2010 033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