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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

‘거짓’ 참회 "학급 규칙을 일방적으로 정한 것, 용의검사 해서 더럽다고 아이 기죽인 것, 웅변으로 글짓기로 북한을 적으로 가르친 것, 1등과 꼴찌를 발표한 것…“ 경기도 성남시 은행초등학교 이상선 교장이 학교 강당에서 가진 퇴임 강연은 44년 5개월 동안 저지른 죄에 대한 참회로 시작되었습니다. “내가 저지른 큰 죄는 3가지입니다. 바로 민주주의 교육 못한 죄, 통일교육 제대로 못한 죄, 아이들을 입시지옥으로 내몬 죄…." 그러나 이 참회는 ‘거짓 참회' 였습니다. 전국 최초로 소년신문을 거부한 것도, 운동장 조회를 없앤 것도, 우등상 대신 코미디상 노래상을 만들어 아이들 모두에게 상을 준 것도, 이상선 교장이 한 일이었습니다. 남들답지 않은 이런 행동 때문에 이 교장은 교장회는 물론이고 동문회에서도 왕따를 당하는 .. 더보기
감나무 명상 다시 사무실 뒤켠에 있는 감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감나무 얘기를 하려 합니다. 가끔씩 직원들이 올라와 탄성을 자아냅니다. 어쩌면 홍시보다는 노릇한 빛깔 띤 지금이 더 좋은 듯합니다. 익을 듯 말 듯한, 그래서 풍성함이고 또한 기다림이 빛깔입니다. 한동안 감나무를 바라봅니다. 어쩌면 손에 잡히지 않는 이만큼의 거리가 좋은 듯 합니다. 닿을 듯 말 듯한, 그래서 아쉬움이고 여유로운 거리입니다. 감 한 개 한 개를 바라보며 짬짬이 건네는 사람들의 시선에 감나무에 달린 가을이 더 깊게 물들어 가는 듯 합니다. 사람들은 막힌 가슴을 그곳에 메달아 두고 오는 듯 자리로 돌아가는 표정들이 밝습니다. 천상 이번 가을은 감나무가 주는 가르침에 따를까 합니다. 나무 한 그루가, 그 나무에 달긴 감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 더보기
가름비 가름비… 계절과 계절을 가르는 비가 있습니다. 그 비를 사이에 두고 계절이 바뀌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그 비의 존재를 깨닫고는 저 좋을 대로 가름비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아마 지난 주말에 내린 비가 그 가름비였을 겁니다. 여름과 가을을 가르는…. 사무실 제 자리 뒤켠으로 감 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가지가 휘어질 정도로 풍성하게 감이 열렸습니다. 어제 저녁 내린 가름비가 간간이 남아 있습니다. 그 감나무를 바라보고 있으면, 참 마음이 편해집니다. 저 수 많은 감 중에 단 한 개라도 제 것일 수 없겠지만, 열매는 반드시 먹기 위한 것만은 아닐 수 있다는,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때론 마음을 채울 수 있다는 이 낡은 깨달음을 얻는 것으로 한 마음 닦은 셈 칩니다. 계절을 가르는 가름비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