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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자전거의 짝사랑

왜 왔을까? 그래도 여행은 계속된다 제주도다. 조천읍 선흘리 곶자왈작은학교에 있다. 오늘 묵을 곳이다. 오전 11시 성산포항에 도착해 식사를 끝내고 11시 45분에 출발해 오후 4시 20분에 첫째날 자전거 여행을 마쳤다. 도중에 용눈이오름과 아부오름에 올랐다. 몇 곳에서 약간의 경사를 만났는데 허덕거렸다. 예닐곱 번 힘들 때마다 왜 왔을까 물었다. 그러나 답하지 않았다. 내일도 여행을 할 것이므로. 높새의 브레이크 상태가 조금 버벅거리지만 선전하고 있다. 내 믿음만큼 잘 달려 줄 것이다. 내일 일정을 바꾸었다. 산굼부리오름과 사려니숲길을 간다. 그리고 다시 곶 자왈학교로 돌아온다. 내일은 왜 왔을까란 자문을 열 번 넘게 할지도 모른다. 역시 답하지 않을 것이고 높새는 잘 달려 줄 것이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내일 제주도에 비가 내릴 확률은 .. 더보기
제주, 높새랑 가는 길찾기 3월 첫주 연휴를 이용해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계획했다. 3월 1일부터 5일까지 4박5일 여정이다. 제주로 건너가는 방법은 장흥 노력항에서 성산포로 가는 배편. 높새를 가져가려니 비행기는 이용할 수 없어 배편을 택했다. 인천에서 가는 배도 있었지만, 평일에 인천까지 자전거로 움직이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장흥 노력항에서 배를 이용하려면 일단 광주까지 가서 거기서 노력항까지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광주에서 노력항까지 가는 버스는 선착순 45명에 한해 무료다.  여행을 가겠다고 마음먹고 나니 점검할 여정이 많다. 우선 장흥까지 가는 여정을 점검해야 한다. 광주에서 노력항으로 가는 버스가 새벽 6시에 있으니, 전날 광주에 도착해 1박해야 한다. 그러자면 서울에서는 2월 29일 출발이다. 퇴근 후 사무실에서.. 더보기
바람을 응시하다 . 바람은 풀잎에 조각 조 각 조 각이 되었다. 꽃에도 생채기를 입었다. 강물에 그 상처들을 씻으면서도 몸서리쳤다. 그럼에도 바람은 끝없이 강으로만 강으로만 달렸다. 강가 풀숲과 뭍의 이정표가 된 나무, 꽃들이 아리고 쓰라리게 해도 그저 강으로만 질주했다. 그 날, 어떤 이는 오직 질주로만 존재를 증명하는 바람에 끼여 바람을 응시하는 마음만으로 그 존재를 증명하려 했다. 태풍 메아리의 끝자락을 빠져 나온 바람은 끝내 한강에 닿았다. 뉴스는 메아리의 북상을 알렸지만, 태풍이라고 체감하기엔 부족한 비만 내리던 서울의 일요일 오후. 기어이 한강으로 자전거를 타고 나섰다. 그동안 가보지 않은 성산대교 북단 아래부터 한강 하류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가양대교를 지나니 도로 곳곳이 물에 잠겼다. 그래도 달리던 자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