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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생태계/서른의 생태계32+33

32와 12분의 8 진술의 과유불급 과유불급(過猶不及). 2심 마지막 재판을 받고 나오면서 드는 생각이었다. 2심 재판의 쟁점은 1심과는 달랐다. 2심은 출석요구서가 법에서 규정한 출정일 7일 이전에 내게 배달되었는가의 여부를 밝히는 게 쟁점이었다. 만일 7일 이전에 받지 않았다면, 법적으로 효력이 발휘되지 않으므로 내 사건 자체가 무효가 된다. 나는 자연스레 승소하게 된다. 검찰은 출석요구서를 받은 시점과 관련해 나름대로 자료를 찾으려 했다. 그러나 오늘 검찰은 등기 자료가 폐기되었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말을 들은 판사는 사건 심리는 오늘로 마치고 다음번에 결심공판을 하겠다고 밝혔다. 과유불급은 이때부터 일어났다. 판사는 피고인인 나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하라고 했다. 순간적으로.. 더보기
마감, 마지막 5일의 순간들 7월 31일 오후 5시 무렵. 이번 달 사이버인터뷰를 하기로 했던 소설가 전경린씨로부터 전화가 왔다. 담당기자가 받았다. 한참 서로 말이 오가더니 담당기자가 소리를 높였다. “지금 이렇게 되면, 첫째는 독자들과 네티즌들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고, 둘째는 마감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그것을 어떻게 보충할 지가 문제입니다. 일단 편집팀에서 상의하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전화는 끊겼다. 유난히 긴장을 불러 일으켰던 9월호 ‘마감, 마지막 5일’의 좌충우돌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마감은 매달 말일을 전후로 시작된다. 대개 고정 필자에게는27일을 전후해 원고를 받는다. 일러스트가 들어가는 꼭지들 역시 그 무렵에 마감한다. 매달 청탁하는 원고들은 30일 전후로 원고를 받고,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예외 상황이 발생할.. 더보기
수양관의 경고문 산사로 올라가는 호젓한 길가 철조망 사이로 빈듯한 집 한 채가 보인다. 크지 않는 마당과 작은 텃밭도 있다. 텃밭 앞에 쳐진 철조망 틈에 세워진 작은 푯말이 이 집의 정체를 알게 해준다. 출입경고 - 이 철망 안에 무단 출입시는 전에 분실한 물품을 전액 변상시킬 것이므로 출입 경고를 보고도 출입시는 전액 배상시킬 것을 알려 드립니다. - 수양관 관리인 문장을 자꾸 읽어볼수록 이 집이 진짜 수양관이 맞을까 싶었다. 버스가 하루에 세 번밖에 다니지 않는 이 한적한 시골에도 도선생은 사는 모양이다. 필히 무슨 물건이든 도둑맞은 적이 있었으니, 이 한적한 시골에서 컴퓨터로 쓴 글을 프린트해 붙여 놓은 수고까지 곁들였으리라. 그럼에도 경고문이 수양관 품위에 맞지 않다. 어찌 그리 경망스럽고 일방적일 수가 있을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