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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깊은사람

작은 화답

 

 

'STOP THE WAR'

제 책상 위에 버튼 한 개가 놓여 있었습니다.

어느 직원 분이 구해 온 듯합니다.

‘버튼이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곧, 움찔했습니다.

버튼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결코 아름다움이 먼저 마음에 새겨질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모든 존재들이

제 존재의 이유를 실현하고 있을 때

비로소 아름다울 수 있듯이

버튼이 아름다울 수 있으려면,

버튼에 새겨진 언어가 힘을 발휘해야 하는 할 것입니다.


반전평화팀으로 요르단 암만에 머물렀던


두 아이를 둔 어느 어머니가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전쟁 속에 벗들을 두고

국경을 넘어 전쟁을 건너다본다는 것이

내게 너무 힘겨워 단식을 시작합니다.“


이제 

저는 

작은 화답을

다. 


이 화답은

암만에서 단식을 시작한 지인에 대한 화답입니다.

그곳에서 전쟁을 ‘기록’하기보다는

‘반대’하러 떠난 어느 사진기자에 대한 화답입니다.

책상에 버튼이 놓이기까지 수고한 이들에 대한 화답입니다.


이 모든 것은

이라크에 살고 있는 아이들과 여성들,

무고히 목숨을 거둔 이들에 대한 화답이기도 합니다.

또한 명분 없는 전쟁을 통해 탐욕을 거두지 않는

미국에 대해 반대를 표명하는 화답이기도 합니다.   


화답은 다름 아닌 

내 일터에서

이라크 전쟁 반대와,

정부가 파병하지 않도록 하는 의견을 모으는 일입니다.

작은 목소리지만,

그렇게나마 개인의 의견을 보탤 것입니다.


'STOP THE WAR'

이 말은 아름다워야 합니다.

그 아름다움을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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