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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깊은사람

참사람 부족

 

 

참사람 부족이 있습니다.

아침이면 태양을 향해 반원을 그리고 서서

대지에 있는 모든 것들과 마음으로 대화합니다.


먹을 것을 따로 준비하지 않습니다.

대자연에게 요청하면,

때로는 뱀 한 마리, 때로는 물고기 등이 그들에게 나타납니다.

그들은 식물이 번식하는데 필요한 만큼은 남겨 놓으며

아무리 물이 궁해도 동물들의 몫을 남겨 둡니다.


호주 사막에 사는 참사람 부족이 있습니다.

백 절도 넘는 노래로 시간과 거리를 잽니다.

기억력을 앗아가는 문자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불도 없고 몹시 추운 날에는

발을 가운데로 모으고 둥글게 누워 자기도 합니다.


오감을 이용해 사막 한 가운데서도 물줄기를 찾습니다.


참사람 부족은 우리 같은 문명인들을 무탄트라 부릅니다.

무탄트, 돌연변이를 뜻합니다.


참사람 부족이 보기에

문명인들은 직관을 믿는 일을 멀리 해,

고대의 기억과 보편적 진리를 잃어버렸습니다.

돌연변이란 

곧 머리와 가슴에서 원초성이 사라져버린 상태입니다.

참사람의 모습과 너무 다른 문명인들이 돌연변이인 것입니다. 


참사람 부족은 미국의 백인 여성 말로 모간이 만난 이들입니다.

말로 모간은 참사람 부족이

진정한 사람, 태초의 사람 본성을 간직하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도시의 문명이 결코 우월하지 않다는 것을

석 달 남짓한 사막 여행을 통해 하나하나 깨닫게 됩니다.


문명인들이 참사람 부족과 가장 다른 점은 두려움을 가진 것입니다.

문명인들은 두려움이 강해

법의 강제와 감옥을 필요로 하게 되었습니다.

‘국가안보’란 곧 두려운 나라들을 무기로 위협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 역시 무탄트들이 많은 듯 합니다.

여전히 국가보안법을 사랑하는 이들 역시 

우리 사회의 정치적 무탄트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상의 자유야말로

사람에게 더없이 소중한 원초성일 텐데,

‘국가안보’라는 미명아래 이 원초성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참사람 부족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에게 이로울 때만

무탄트들이 추구하는 지식이 의미 있다고 말합니다.


‘이 사회의 모든 사람들에게

과연 국가보안법은 이로운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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