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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온날

프로젝트 ‘생강40 - 방법은 이렇다


 생강40은 날줄과 씨줄이 서로 엮여 들어간다. 이를테면 아동인권탐구의 지식과 정보는 르포 글쓰기 학습과 만나 활용되고, 이 결과는 다시 청소년 생활르포 글쓰기로 스며든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글 형식으로 표현돼, 블로그와 출판으로 정리되고, 네트워크를 위한 매개가 된다. 이런 흐름들이 엮이고 엮여 하나의 생태계를 만든다.


생강40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작성한 글의 일부분이다. 생강40의 ‘방법은 이렇다’는 이 인용글의 뒷부분을 좀더 자세히 설명하면서 시작된다. 


생강40의 세 영역, 강의, 여행, 지적탐구는 이미 밝힌대로 노을이의 놀이일 뿐이다. 일반적인 놀이와 차이가 있다면 그것을 기록하는 일도 함께 이뤄진다는 점이다. 또한 여러 지류가 강으로 모이듯 다양한 지류들이 엮어진다. 


첫 번째 지류는 블로그 <이웃집, 노을이네>다. 글쓰기 강의를 하고 나면 그 내용을 블로그에 쓴다. 자전거 캠페인, 르포취재, 올레둘레반도 등의 여행 뒤에는 그 경험을 블로그에 올린다. 지적탐구 영역 또한 내용에 따라 자료나 동향 등을 블로그에 남긴다. 

이와 같은 기록은 과거 <세상풀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세풀> 또한 기자 생활 때의 취재  뒷이야기, 직장 이야기, 여행 이야기 등을 다양하게 담았다. 거기로부터 출발하되, 목적의식적으로 기획한다는 것이 생강40에서 추가되었다.


블로그는 일단의 경험들이 글로 모이는 웅덩이 구실을 하지만, 물이 모이면 고기가 모이듯 이로인해 새로운 네트워크가 이뤄질 것이다. 사람과 사람을 엮는 일이 시작된다. 이 역시 블로그 방문객들이 안정화되면 추진할 별도의 계획이다. 




생강40이 이전보다 한층 나아졌다고 자평하는 점은 두 번째 지류인 출판에서 찾을 수 있다. <이웃집,노을이네>에서 가능한 내용은 책으로 엮어낸다. 책으로 엮는다는 생각은 블로그 글을 기획하게 만든다. 올레길의 이야기, 둘레길의 이야기를 일반적으로 쓴다면 경쟁력은 없다. 그만그만한 여행을 다룬 책은 이미 충분히 출판되었다. 그러자면 기획을 달리해야 한다. 현재와 다른 내일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내일도 오늘이고 만다.


이런 상황에서 방법 가운데 한 가지로 출판을 택했다는 것은 무모한 감도 없지 않다.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 출판을 생강40의 방법으로 끌어들인 건, 10년 계획에 부합한 배수진이다. 출판이 가진 매력에 빠져버린 콩깍지 낀 선택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게 재미있으니까, 제대로 놀려면 그 방법이 즐거우니까 택했다.


출판이란 무모한 방법에 약간의 현실성을 부여하는 힘은 세 번째 지류인 네트워크에서 나온다.

그동안 경제생활에 약간의 여유가 생기고, 이곳저곳을 조금은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씩 나눔을 해왔다. 가끔은 지인들이 속한 단체 후원금을 내기도 하고, 일일호프 티켓을 구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나눔 또한 즐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풀>을 발행할 때는 뒷표지에 1%나눔이란 지면을 만들어 매월 단체를 한 군데씩 소개하며 후원하기도 했다. 한때는 나눔을 돈이 아니라 책으로 하자는 생각에 <걸어다니는 책>을 만들어 매월 배포하기도 했다.


네트워크와 출판이 만나는 지점에서 이 나눔을 조금 바꾸었다. 노을이가 출판한 책의 뒷부분엔 나눔의 대상을 소개하는 약간의 글이 실린다. 이 책이 판매되면 그 수익금으로 뒷부분에 소개된 사람이나 단체를 지원한다. 이로써 출판도 이뤄지고, 나눔도 할 수 있으며, 책을 구입한 사람들과 함께 나눔의 대상을 두고 개인간의 네트워크도 형성하게 된다. 


출판의 방식은 출생 단계부터 나눔으로 이뤄진다. 필자인 노을이는 원고료를 받지 않는다. 자원봉사로 참여할 디자이너는 노동의 대가를 챙기지 않는다. 출판사 또한 수익금은 한 푼도 없다. 책을 관리하는 이 역시 대가가 없다. 노동으로 이뤄지는 모든 영역은 모두 나눔의 정신으로 환산할 뿐이다. 따라서 책을 펴내는 데 드는 비용은 단 한 가지, 인쇄비다


책의 단가는 두 가지 내용으로 나뉜다. 첫째는 인쇄비고, 둘째는 책에서 소개한 단체를 후원할 후원금이다. 결과적으로 독자들은 책을 구입할 때 인쇄비에 덧붙여 후원금에 해당하는 비용을 더 내고 책을 구입하면, 그 후원금만큼 누군가를 돕는 나눔을 실천하게 된다. 책을 구입함으로써 누군가를 돕는 방식은 <한겨레21>이 지난해부터 정기구독자를 모집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독자들이 정기구독을 신청할 때 후원할 단체를 지목하면 <한겨레21>은 구독비의 일정 금액을 단체 후원비로 내는 식이다.


현금이 투자되는 인쇄비는 일단 노을이가 낼 생각이다. 대략 인쇄비만 잡아본다면 500부 정도에 200만원 정도면 될 듯 싶다. 출판된 책이 모두 팔린다면 200만원은 회수돼 또다른 출판으로 이어지지만, 500부가 팔리지 않으면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세풀>을 발행하던 때의 그 비용 정도 일 듯싶다.


출판과 네트워크에는 많은 과정에서 함께 할 사람들이 필요하다. 노동나눔을 해줄 디자이너도 필요하고, 관리를 맡아 줄 이도 필요하다. 또한 수익없이 출판해 줄 출판사도 필요하다. 이렇게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엮어나가는 과정이 색다른 즐거움을 줄 듯하다.


사실 생강40은 출판 쪽만이 아니라 다른 놀이영역에서도 사람들의 결합이 필요하다. 자전거캠페인만 해도 10년을 작심한 만큼, 캠페인의 목적인 자전거길 확보를 이루자면 함께 즐기는 사람들이 더욱 필요하다. 이 역시 토대가 갖춰지면 인터넷 카페를 별도로 만들어 펼쳐갈 것이다. 


생강40은 즐거운 놀이일 뿐이다. 사람이 몇 십년을 살다가면서 무엇을 남기고 가는 게 옳은지 알 수 없으나 명백해 보이는 건 하나 있다.‘더불어’의 가치를 잊지 않고 즐겁게 놀다가면 족하다. 여기에 생강40의 명운이 달려있다. 이 방법들이 즐겁지 않으면 그만 덮어야 한다. 그것까지가 생강40의 방법이다. 



* 다음 글은  노을이 프로젝트 여는 글의 미지막으로 '생강40 - 빈틈은 여기다'가 이어집니다.  



<관련 글보기>

2010/01/03 - [하루온날] - 프로젝트 ‘생강40’ - 시작은 이렇다

2010/01/03 - [하루온날] - 프로젝트 ‘생강40’ - 내용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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