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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온날

하루 종일 해찰하며 먹고 마시다


6월 4일 토요일 첫 식사는 아침 7시에 연수원에서 먹었다. 7시 30분 족구시합 전에 밥부터 챙겨먹었다. 그 사긴이 아니면 아침은 굶어야 했다,. 

9시 30분쯤 연천회를 마치고 광주사무소 직원들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오는 길. 직원 두 명이 아침을 먹지 않았단다. 여산휴게소에서 이른 12시 무렵에 점심을 먹기로 했다. 아침식사 후 족구도 했으니 점심 먹기엔 이른 시간은 아니었다. 난 짬뽕밥을 먹었다.

드디어 광주에 도착했다. 사무소 직원들과는 헤어졌다. 오후 1시 30분쯤 오후 일정을 함께 할 일행 중 두 명을 우선 만났다. 그 일행들이 점심 식사를 하지 않았단다. 근처에 차를 세워두고는 메밀국수 집으로 들어갔다. 식사를 하지 않은 두 명만 음식을 주문했다. 
그런데 도중에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는 물만두를 추가로 주문했다. 그냥 있기 뭐해 젓가락을 들고 물만두를 두어 개 먹었다. 일행들의 식사가 끝날 무렵 물만두가 남았다. 내게 양보를 한 것인지 배가 불러 먹기를 포기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남은 물만두 대여섯 개를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한 명이 더 합류해 이제 일행은 네 명이 되었다. 차 한 대로 목적지인 순창으로 이동하는 길에 오늘 모임에 못 온다는 다른 한 명을 창평에서 만났다. 창평은 광주에서 순창가는 길목이니 괜찮다 싶었다. 창평에서 만난 이는 국밥집 거리에 들러 반갑고 아쉬운 마음에 국밥집으로 일행을 끌고 갔다. 거기서 애기보를 주문하고 막걸리를 마셨다. 2시 30분쯤이었다.

술 자리는 한 시간 정도 이어지다가 끝났다. 한 명을 광주로 보내고는 애초 일행 4명은 차로 5분도 채 못 가 하심당이라는 한옥집을 찾았다.  순창 가는 길에 한번 가보자 했다. 하심당 주인에게 하심당의 유래와 공간에 대한 해설을 듣고는 주인이 직접 마련한 대나무차를 마셨다. 한옥집 방에 앉아 차를 마시는 운치가 제법 묻어났다. 

차를 마신 후에는  하심당 바로 앞집을 방문했다. 그곳은 수제막걸리집. 주인이 찹쌀로 술을 막걸리를 빚는데 내놓고 장사는 하는 곳이 아닌지라 주인이 없을 때가 많은 집이었다. 그런데 마침 주인도 있고, 막걸리도 있었다.  일행 중 한 명이 지인과 아는 사이라 주인은 맛을 보라며 김치에 막걸리를 내놓았다.일행들이 한 잔 씩 들이키면서 절로 맛에 대한 칭찬이 쏟아졌다.  

그 사이 5시까지 가겠다는 순창은 뒤로 뒤로 밀렸다. 이제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막걸리를 조금 구입해 순창군 구림면에 도착하니 7시가 조금 못됐다. 순창집 주인의 집 안내와 인근 밭 등을 안내받았다. 돌아오는 길에는 더덕도 서너 뿌리 캤다.  

마당에서 펼쳐진 저녁은 만찬이었다. 돌판에 삼겹살을 구웠다. 표고버섯에 상추, 취나물, 곰취 등이 가득하다. 모두 집에서 가꾼 푸성귀다. 김치도 잘 익어 제 맛이고 대여섯 가지인 밑반찬들도 그저 손색없다. 수제막걸리는 주인에게 내 놓고, 일행 네 명은 주인이 준비한 구림막걸리를 마셨다.

그러나 산해진미도 부른 배 앞에선 아쉬움만 남겼다. 오후 내내 쉴 틈없이 먹고 마시고 온 여행길이라 이제 더 이상 더 먹고 마시지 못할 지경이었다. 그때부터는 삼겹살보다도 표고버섯이 더 입에 당겨 불판에 올려진 표고버섯을 주워먹었다. 불판 옆에 앉아 정성스레 삼
겹살과 표고버섯을 구은 주인의 남편은 만찬을 편히 즐기도록 많은 배려를 해 주었다.   

밤 10시가 조금 넘어 일행 네 명은 순창을 빠져 나왔다. 광주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가 넘었다. 운전하느라 막걸리는 입에도 대지 못한 한 사람의 노고 덕에 하루 동안 참 많은 해찰을 부렸다. 

밤 11시 20분 심야우등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전날 체육대회를 한답시고 모처럼 푼 몸은 곳곳에서 피로를 호소했다. 서울로 오는 버스에서 휴게소에서 한번 잠이 깼을 뿐 줄곧 골아떨어졌다. 새벽 3시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201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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