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생태계/서른의 생태계34+39 썸네일형 리스트형 놀 아 주 어 야 한 다 일요일. 사무실에 나와 일하고 있는데 눈이 내렸다. 좀처럼 보기 힘든 함박눈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시청 광장에 회색빛이 돌 정도였다. 문득 눈 내리는 서울 거리를 걸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일을 해야 한다는 현실이 버티고 있었다. 그때 든 생각이 ‘놀․아․주․어․야․한․다’는 것이었다. 노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스스로에게 놀 수 있도록 내 자신이 배려를 해야 한다는 거였다. 잠시 망설이다가 컴퓨터를 껐다. 마음이 하고 싶은 일을 이런 일요일에도 일 때문에 못한다면, 평상시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았다. 카메라를 꺼냈다. 가방을 멨다. 우산을 챙겨 들었다. 사무실 문을 잠그고 퇴근했다. 이미 머릿속엔 여정이 정해졌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신촌 방향으로 간다. 지하도로 시청 광장을 건.. 더보기 이전 1 ···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