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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놀이꾼 노을이

백두산6 - 그로부터 한 달 그 날로부터 한 달이 됐다. 그럼에도 한 달이란 시간적 거리는 큰 의미가 없다. 지난주에도 그 날은 어제였고, 오늘도 그 날은 어제다. 오히려 요즘엔 그 날이 오늘이 돼 버렸다. 그 날, 백두산을 걸었다. 이틀간의 백두산 여행 여정 중 첫날은 그야말로 ‘관광’이었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인 5호 경계비 근처에 올라 백두산 천지와 주변 봉우리를 조망했다. 평원에서 만난 수천 수만 송이의 야생화, 허리를 깊게 밴 듯 좁고 깊은 금강대협곡을 들러보았다. 그쯤에서 백두산 여행이 끝났다면, 한 달이 지난 지금 그날이 어제가 되고 오늘이 될 까닭이 없었다. 백두산의 진미는 둘째 날 비롯됐다. 둘째 날 우리 일행은 서파에서 북파까지 천지 주변의 능선을 따라 트레킹에 나섰다. 서파 주차장에서 시작해, 마천우(2459),.. 더보기
백두산5 - 산, 백두가 된다 나무는 산에 올라 산이 된다 꽃은 산에 올라 산이 된다 사람은 산에 올라 산이 된다 산은 나무에게 숲을 내준다 산은 꽃에게 향기를 내준다 산은 사람에게 길을 내준다 산은 산에 오르는 무엇이든 경계 짓지 않는다 산에 오른 그 무엇도 아름다운 이유다 산에 오른 그 누구도 존귀한 이유다 그래서 산은 생명이고 평등이며, 또한 평화다 오늘, 또 한 사람이 산이 된다 나무와 꽃과 물과 더불어 생명이 되고, 평등이 되고, 평화가 된다 산, 백두가 된다 (20060731) 더보기
백두산4 - 백두산에 들다 중국 도착 둘째날인 7월 15일. 오전 6시 숙소에서 짐을 챙겼다. 어제 저녁 펑크가 났던 관광 버스는 새벽녘에 숙소에 도착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침 식사를 끝내고는 버스에 올랐다. 중국에서 백두산을 오르는 길은 이른바 서파와 북파 두 갈래로 나뉜다. 지금 일행이 가는 곳은 서파쪽 산문이다. 송강하 시내를 벗어난 지, 10여분 되자 버스는 산속으로 들어왔다. 2차선 도로는 양쪽으로 쾌 높이 자란 나무숲을 거느린 채 큰 굴곡 없이 뚫렸다. 오가는 차들도 별로 없이 한가로움마저 느껴졌다. 가이드는 오늘이 백두산 야생화 축제가 시작되는 날이라고 했다. 그래서 중국 공안 당국 등 고위직들이 많이 올 것이라 했다. 한때 경찰차가 호위하며 지나가던 일단의 자가용 무리를 가리키며 공안쪽 사람이라 했다. 또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