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화없이 전화걸어 전화찾기 자동차에서 내렸다. 아파트 입구다. 차가 막 떠나고 습관처럼 주머니를 만졌다. 아차! 핸드폰이 없다. 방금 떠난 차에 떨어뜨렸나 보다. 다행히 택시가 아니다. 차 주인은 글쓰기 강의를 듣는 수강생인데, 함께 술을 마시고 대리운전을 불러 나를 바래다주던 참이었다. 그에게 전화를 걸어야 하는데.... 바로 앞이 집인데 집엔 전화가 없다. 밤 1시니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다. 잠시 생각했다. 핸드폰이 없으면? 일단 내일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문제다. 7시까지 사무실에 가려면 6시에는 일어나야 한다. 누군가에게 내일 아침에 전화로 깨워달라고 할까... 하려던 차에 '아! 전화기가 없지!' 한다. 주위를 둘러보니 공중전화기도 안 보인다. 근처 어디에 공중전화기가 있었나 생각한다. 안 잡힌다. 다시 둘러본다. 아! .. 더보기
마음 나누는 술집 몇 해 전 일입니다. 서울의 중심가라 할 만한 광화문 사거리 한 켠에 소우(小雨)라는 작은 술집이 있었습니다. 그 곳은 따로 술을 마실 탁자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작고 좁은 바에 예닐곱 명이 둘러앉으면 더 이상 들어갈 자리도 없었습니다. 때론 주인이 있는 주방 쪽에도 의자를 놓아 손님이 앉곤 하지만, 퇴근 후 벗들과 둘 셋씩 짝을 지어 찾는 이들은 종종 아쉬움을 안고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좁은 만큼 불편할 것 같은 곳이지만, 그곳엔 늘 손님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벽을 등받이 삼아 둘러앉아 낯선 이들과도 어깨를 맞댄 채 허물없이 술을 나누곤 합니다. 어떤 이는 통기타를 칩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뒤따라 노래를 부릅니다. 일과에 지친 이들이 서로들 그렇게 가슴을 쓸어주곤 했습니다. 화려한 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