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석은 지윤에게 첫눈에 반했고, 지윤 역시 태석을 좋아합니다.
태석의 친구 민수도 지윤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태석과 지윤이 서로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는
술김에 자살해 버렸습니다.
서울방송 드라마 ‘순수의 시대’는
그처럼
십대 청년들의 순수한 사랑으로 시작되었습니다.
7년이 흐른 후,
태석이 다시 만난 지윤 옆에는
태석의 절친한 친구 동화가 지윤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태석 역시 여전히 지윤을 사랑하지만,
7년 전 악몽으로 인해 고백하지 못합니다.
그 사이 지윤은 차츰 동화에게로 마음이 기웁니다.
마침내 태석은
7년간을 가슴에 묻어 둔 말을 지윤에게 꺼냅니다.
“사랑한다.”
태석과 지윤의 관계를 알게 된 동화는
상심한 채 태석에게 깊은 분노를 표출합니다.
태석의 방황은 깊습니다.
지윤을 사랑하면서도, 친구인 동화가 다칠까봐
마음이 결결이 떨립니다.
아버지 역시 태석에게 지윤을 포기하라고 말합니다.
만날 인연이었으면 이미 7년 전에 만났을 거라며… .
태석은 독백합니다.
동화보다도, 민수보다도,
내가 먼저 더 지윤을 사랑했노라고.
그런데 왜 매번 나만 친구들이 원하는 대로 해야 하느냐고.
“그놈들은 먼저 입밖에 꺼냈다는 이유로
지들 가슴만 아프다고 우겨.
내 가슴이 어떤 지는 들여다보려고도 안 해.
나는 다 보는데,
지들 가슴까지 다 보느라
언제나 이렇게 말 한마디 못하는데…“
어쩌면 그해의 가을은
8월에 종영된 이 드라마 한편으로부터 물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의 아픔까지 보듬으며 사랑하는 것,
더욱이 그 아픔이 나로 인해 비롯된다는 것을 알면서,
그 사랑이
얼마나 겨운 고통과 욕심을 안고 있는지 알면서 사랑하는 것.
그럼에도 사랑은 영원할 것입니다.
아파도
사랑하기 좋은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