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일 토요일 저녁, 롯데마트 다녀와서 머리에서 미약한 감기 기운이 감지됐다. 약간의 어지럼증이다.
23일 일요일 아침, 머리끝에서 감지된 기운이 조금씩 머리 전체로 퍼졌다. 약간 머리가 무거워졌다. 미세한 듯한 그 기운이 몸에 느껴지니 신기했다. 점심엔 머리를 죄는 듯이 두통(어지럼증)으로 나타났다. 감기 초기 증상처럼 두통만 있다. 저녀때가 되어도 점심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4일 월요일 아침, 감기기운이 머리끝부터 몸 아래로 내려왔다. 봉지를 씌우듯 머리끝에서 입 부분까지 둘러싸인 느낌이다. 그 기운이 점심 무렵엔 목 부분까지 내려왔다. 목이 약간 부은 듯하고 가끔씩 침을 삼키는데 가래를 삼키듯 목에서 걸렸다. 저녁엔 그 기운이 더욱 아래로 내려왔다. 목에 있던 기운이 폐를 지나 갈비뼈가 갈라진 부위까지 내려간 듯하다. 평상시 같으면 이 기운이 기침을 통해 밖으로 흘러나올 듯 한데 그런 증상은 전혀 없었다.
머리를 만져 봐도 몸에 열은 없었다. 다만 몸 안에서 가끔 화(火)기가 느껴졌다. 오히려 머리는 차가워진 느낌이다.
25일 화요일 아침, 어제 저녁 증상과 동일했다. 가슴 부분이 뭔가 기운이 고여 있어 기침하면 시원할 듯하나 기침은 나오지 않았다. 머리에 약간의 어지럼증은 여전했다. 전날 뉴스를 보니 열이 없어도 신종플루일 수 있단다.
그 말 한마디에 병원을 찾았다. 일반 환자들과 똑같은 경로로 예약하고, 두 시간 대기했다. 병원에 무슨 사정이 있는지 호흡기 쪽이 아닌 내과 진찰을 받았다. 의사와 얘기를 나눈 건 채 3분이 되지 않았다.
“신종플루와는 상관이 없을까요?”
“증상을 봐야겠지만 신종플루라 하더라도 건강한 사람은 괜찮이요. 진단을 해달라면 할 수 있는데 비용이 27만원 정도입니다.”
27만원. 내일 죽어도 감염여부를 확인하는 진료비로는 낼 수 없는 거액이다. 두 시간 기다린 보람도 없이 진찰은 싱겁게 끝났다. 그나마 약을 구입할 수 있는 처방전을 받았다. 병원을 나오기 전에 간호사에게 체온기를 빌려 체온을 재 본 적도 수확이다. 36.3도다.
26일 수요일, 오후부터 속이 좋지 않았다. 화장실에 자주 드나들었다. 이것이 최근에 겪은 아픈 증상과 연관이 있는지, 식사를 잘못해서인지 알 길은 없다. 다만 몸이 평상시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는 것은 명확했다.
27일 목요일 오후, 이번엔 얼굴이 굳어가는 느낌이다. 정말 그런 건지 그런 느낌만 있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28일 금요일 별 일이 없이 지나갔다. 약은 하루에 두 번 먹는다.
29일 토요일 아침 다시 머리가 아프다. 그러나 약을 먹고 있으니 그냥 그런대로 지나갔다.
몸에 평상시와는 뭐가 다른 기운이 드나들었던 이 일주일. 단순히 감기가 왔다갔는지 신종플루가 스쳐갔는지 알 수 없다. 명확한 것은 그동안 느꼈던 감기와는 달랐다는 것이다. (2009.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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