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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깊은사람

백두대간 철쭉


1

5월 다 늦은 봄산입니다.

백두대간 높은 산기슭 길목에 

철쭉이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화사한 봄끝이 대간을 붙잡았습니다.


아름답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때 되면 피고 지는 삶   

주변에 선 나무들은 초록을 가꿔 가는데

홀로 봄을 그리는

그 게으름이 예쁩니다.


겨우내 

날 세운 바람에 속살을 무던히 긁혔을 터인데도

다 잊었다는 듯이

무척이나 밝습니다.


느낀 만큼만 드러낼 뿐

아직 봄이라고, 이제는 여름이라고

누구를 가르치려 하지도 않습니다.


철쭉은 모를 겁니다.

그 마지막 한 송이에서도

봄의 우주를 떠올리게 한다는 것을.

대간의 더 큰 우주를 만든다는 것을. 


그 철쭉이

혁명이 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

대간은 

솟은 만큼 고개를 숙여 사람에게 길을 터주고

앉은 김에 마을 하나 들어설 기슭도 내 줍니다.


그 너그러움을 배우겠다 하여

대간을 오르려 하지는 마십시오.


산은 산대로 언어를 나누듯

사람은 사람대로 더불어 어울릴 때

그대가 곧

대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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