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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깊은사람

셋 다 좋은

 


오지여행가로 널리 알려진 한비야님에게는

아주 귀한 ‘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 


세계여행 3년째 되던 어느 날

20년 넘게 내전이 진행되던 아프카니스탄의 한 난민촌에 들렀습니다.  

외국인과 얘기했다고 반군에게 추궁 받을 것을 두려워해

잔뜩 경계하는 어른들과는 달리

아이들은 이방인을 즐겁게 맞아 주었습니다.


이윽고 난민촌을 떠나려 할 때

한 아이가 이방인에게 빵을 건네주었습니다.

그 여자아이는 지뢰를 밟았는지

왼쪽 다리가 없어 목발을 짚고 있었고,

오른팔도 팔뚝 아래로는 잘려나간 모습이었습니다.


언제 배급이 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난민촌에서의 빵 한 조각은 곧 생명이었습니다.


한비야님이 그 빵 한 조각을 베어 물자

아이들은 손뼉을 치고 소리지르며 환호했습니다.

감사에 대한 답례를 서로 주고받은 셈이었습니다. 


그때 한비야님은 마음을 굳혔습니다.

르완다,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등

지구전체가 이동 난민촌인 현실에서,  

여행이 끝나면 이런 아이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그리고 지금 한비야님은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에서

긴급구호팀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비야님은 말합니다.  

봉사 정신이 거창해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내가 신날 것 같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애.

내가 즐겁게 일하면 남도 좋고 세상에도 좋은 거잖아.

그러니 셋 다 좋은 윈윈윈이지.“


그 사이

오랜 세월이 흘렀고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침공도 있었지만, 

언젠가 한비야님이 그 어린 친구를 꼭 만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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