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오키나와에 주둔하던 한 미군 병사가
어린 여자아이를 성폭행했습니다.
오키나와 주민 수만 명은 항의집회를 가졌습니다.
이때 오키나와에 사는 한 사람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주민들의 이 마음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까.’
어느 날 그는 보름달을 보며 깨달았습니다.
예로부터 보름달은
평화, 생산, 에너지 등을 상징했으며,
또한 안녕과 풍요를 비는 기원의 대상이었다는 것을.
‘보름달 아래 모여서,
자연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고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모아 축제를 만들자.’
그렇게 시작된 것이 평화운동인 보름달 축제입니다.
2000년 7월, 오키나와 나고시(市) 세다케 해변에서
보름달 축제가 열렸습니다.
노인들이 보기 편하게 글자를 크게 썼고,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만화를 그렸습니다.
피켓, 티켓 등은 주민들이 직접 만들며 참여하는 기쁨도 나누었습니다.
사람들은 함께 춤을 추었고
해변가에는 아름다운 노래가 흘렀습니다.
‘평화란
모든 인간이 사랑과 창조력이 충만해져서 기쁘게 지낼 수 있는 상태다‘
어떤 평화 운동가가 한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름달 축제는 평화를 체험하는 장이기도 합니다.
또한 보름달 축제는
동물과 인간의 공생을 찾는 장이기도 합니다.
오키나와 근처 바다에는
고래처럼 생긴 ‘주공’이란 바다동물이 살고 있습니다.
주공은 세계적인 보호동물이자 일본의 천연기념물입니다.
심장은 하트모양이며 해초만 먹고산다고 합니다.
또한 겁이 많은 편이며 소란스러운 것을 무척 싫어합니다.
그런 주공이 살고 있는 바다에
주일미군은 해상기지를 지으려 합니다.
시멘트 기둥이 들어서면 주공이 살 수 없을뿐더러,
해산물로 생계를 꾸려가는 주민들 역시 생존을 위협받습니다.
희귀새인 노구치게라가 사는 얌바루 삼림 생태계도 훼손됩니다.
이런 파괴를 막기 위해 주공보호기금을 모금했을 때
그 광고에는 시가 실려 있습니다.
“상냥함과 배려가 하나로 만나면 미래가 보입니다.
꿈과 미래가 하나로 만나면 평화가 보입니다.
당신의 평화와 나의 평화가 하나로 만나면 생명이 순환합니다.
빛나는 생명과 생명을 엮어 내일의 아이들에게 물려줍시다.”
이 문구를, 이 현실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읽고 가슴으로 느껴 볼 때입니다.
보름달은 하늘뿐 아니라
마음에도 솟아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