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탐파의 한 강연장.
엠버 메리라는 다섯 살짜리 소녀는
자그마한 스누피 인형과
동전 몇 개가 든 작은 가방을 든 채
제인구달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강연이 끝난 후,
엠버는 제인구달에게 돈과 인형을 건넸습니다.
고아 침팬지가 외롭지 않게
인형을 건네주고 바나나를 사 주라는 부탁과 함께.
백혈병으로 오빠를 잃었던 엠버는
‘내셔널 지오그라픽’ 특집에서
엄마를 잃은 아기 침팬지가
슬픔을 이기지 못해 죽은 것을 보았습니다.
제인구달은
엠버와 같은 개인들로부터 지구의 희망을 찾습니다.
40여 년 전, 제인구달은
아프리카 탄자니아 곰베의 한 밀림에서
침팬지가
나뭇가지로 흰개미를 잡아먹은 걸 본 후,
‘인간만이 도구를 사용한다’는 명제는 거짓이 되었습니다.
이로써 인간은 또 하나의 오만을 벗은 셈입니다.
40여년을 침팬지와 보낸 제인구달은
누구보다 인간의 환경파괴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럼에도 희망을 놓지 않습니다.
인간의 두되,
자연의 회복력,
젊은이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믿기 때문입니다
어린 엠버가 보여 준 인간정신도 그에겐 힘입니다.
내가 겪고 있는 고통이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고통이 될 수 있다는
당연한 이치를 몸으로 깨달을 때
인간은 오만을 넘을 수 있습니다.
어린 엠버는 그 오만을 자신의 경험으로 넘어섰고,
제인구달은
그런 엠버가 가진 사랑의 근원을 자신의 경험으로 이해했습니다.
인간은
무엇보다 아름답지 않지만,
오만하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살 줄 아는
인간은
그 무엇만큼 아름다운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