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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랑 놀랑

블로그, 생강밭으로 일구다 - 블로그이력서7

 

<이웃집, 노을이네>와 한 달 동안 잘 놀았다. 이제 숨고르기에 들어갈 때다. 아울러 생강40도 차근차근 모양새를 만들어 갈 때다. 이 둘의 조화를 위해 토요일에 집에 틀어박혀 블로그 편집 지면을 살짝 개편했다.


1.

개편의 첫째 영역은 카테고리다. 생강40의 활동을 담을 꼭지로 ‘지구자전거의 짝사랑’과 ‘생각이 밥먹다’를 신설했다.
‘지구자전거의 짝사랑’은 자전거 캠페인 이야기를 게재할 꼭지다. 2월부터 서서히 기지개를 켜야 하는 만큼 고정꼭지가 필요했다. ‘생각
이 밥먹다’는 생강40의 지적 탐구 활동인 아동인권탐구와 르포글쓰기 학습이 담길 곳이다.

두 꼭지 모두 월 3회 정도의 글이 각기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 양에 비해 꼭지를 별도로 만드는 게 부담이었지만, 별도 기록이 필요한 만큼 무리수를 두었다.

출판기획 카테고리에도 ‘My Writing Story’라는 꼭지를 신설했다. ‘My Writing Story’는 출간을 고려하는 <글놀이꾼 노을이>의 가제다. 글쓰기에 대한 첫 번째 책을 엮기 위한 꼭지다.


카테고리에 새롭게 꼭지가 생기면서 정리한 꼭지도 있다. ‘걸어다니는 책’과 ‘하늘깊은 사람2010’은 없애고, 그 내용은 ‘마실가다’ 꼭지로 옮겼다. ‘걸어다니는 책’은 개인캠페인인데 실제 글 작성 횟수가 그리 많을 않을 듯 했고, 하늘깊은 사람2010’ 역시 부정기적이고 다른 꼭지들과 내용상 겹치는 점을 고려했다.      

‘1990 그 10년’의 서브 카테고리로 있던 ‘소설’과 ‘시’는 모두 없애고 통합했다. 앞으로 소설 한 편과 평론글 3~4 편 정도가 올라올 공간이므로 이를 굳이 나누지 않아도 큰 무리는 없어 보았다. 


개편의 두 번째 영역은 첫 화면의 편집이다. 먼저 ‘지구자전거의 짝사랑’을 단일 편집으로 엮어 화면 중간 부분에 배치했다. 아직 단 한 편의 글도 없어 테스트 글만 올린 채 편집을 완료했다. 명색이 캠페인인 만큼 노출을 고려했다.


첫 화면 편집에 추가된 또 한 가지는 앨범형 사진 모음이다. 특정 꼭지에 게재된 사진만을 뽑아 사진감상 위주로 엮어지는데, 이를 첫 화면의 중간과 맨 하단에 배치했다. 처음엔 맨 하단의 허전함을 보완하기 위해 배치했으나 사진이 시각잡기에 효과적인 점을 고려, 중간에도 필름처럼 한 자락 떨어뜨렸다.

첫 화면의 노출 내용이 많아지면서 하단에 있던 공지모음은 삭제했다.


2.

카테고리와 첫 화면을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도껏’이다. 카테고리는 무작정 많이 만들면 빈 깡통처럼 썰렁한 곳이 많이 생긴다. 적당히 분류해 놓으면 훗날 체계적 정리가 필요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잘 가늠해 ‘정도껏’ 만들어야 한다.


카테고리를 만들 때는 무엇을 기준으로 정할 지가 가장 고민스럽다. 가장 기초는 내용과 형식 중 한 가지를 취하지만, 이것이 만만치 않다. 실제 ‘하늘깊은 사람’은 생태, 평화, 인권 이야기를 에세이와 시의 중간적 형태의 글로 표현하는 글모음 꼭지다. 형식에 따른 분류인데, 이 글모음은 사회, 시사적인 이야기를 담으려 하는 ‘마실가다’와 겹친다. ‘마실가다’는 내용적 기준으로 분류한 꼭지기 때문이다.

이를 알면서도 ‘하늘깊은 사람’을 특화 했는데, 이번 개편때 ‘마실가다’로 통합해 버렸다. 카테고리의 중복성을 알면서도 어떤 카테고리를 선택할 것인지는 매번 글을 쓸 때마다 고민되는 대목이다. 그만큼 카테고리를 정할 때 ‘욕심’이 ‘정도껏’을 넘어서는 일이 잦다. 


카테고리를 만들 때는 ‘태그’기능을 고려하는 것도 의미 있다. 카테고리에서 분류할 수 없는 영역을 태그는 훌륭하게 보완해 준다. 그럼에도 아직 태그용 단어는 정비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그만큼 <이웃집, 노을이네>에 있는 태그 단어는 어수선하다.   


첫 화면 역시 어떤 내용을 밖으로 빼낼 것인지에 ‘정도껏’이 필요하다. 옷가게 주인이 손님의 시선을 끌겠다고 쇼윈도에 모든 옷을 진열할 수는 없다. 가진 옷 가운데 몇 벌을 골라 마네킹에 입혀야 한다. 그게 손님을 제대로 끄는 법이다. 블로그 첫 화면 역시 모든 글을 밖으로 내놓을 수는 없다. 따라서 취사와 선택이 필요하다.


현재 블로그 화면은 나름 취사와 선택의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여전히 노출된 내용이 많다. 실제 한 편의 글이 최대 세 번 정도 메인화면에서 노출된다. 따라서 실제 편집은 메인 사진과 바로 하단에 배치한 여섯 편의 글이 블로그의 ‘신선도’를 유지하도록 지면을 배치했다. 중간에 있는 엘범형 사진을 기점으로 하단의 편집은 첫 방문자를 위한 내용을 담았다.


잡지에서 편집은 얼굴이고 주장이다. 잡지가 블로그로 바뀌었어도 이 얼굴과 주장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번에 카테고리와 첫 화면 편집을 개편하면서 그 방향을 두고 고민하는 데만 서너 시간이 걸렸다. 그럼에도 읽새들이 얼굴에 관심을 갖고 주장에 귀를 기울일지는 알 수 없다. 그것은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

한 블로거에 의하면 2008년 말 현재 1300만개의 블로그가 개설돼 있고, 이중 60%정도가 글이 게재되고 있다고 한다. 40%에 달하는 휴먼 블로그에서 탈출한 것이 출발점이다. 진정한 요리사는 문밖에서 손님을 기다리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는 데 열중할 뿐이다. (2010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