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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랑 놀랑

지금 걷는 길은 처음이자 마지막 -딸랑 한권 ⑤


11. 지금도 걷고 있지요?


글 몇 개 수정해 올리고 나니 12시가 넘어버렸네요 내일은 강진으로 출장가니, 버스에서 자면 되겠다 싶어 컴 앞에 붙어 앉아 있습니다.

힘드신가요? 아니 힘든 게 정상이겠지요. 글 쓰는 것을 업으로 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닌데 마감일을 정해놓고 몰아부치고 겨우 원고를 마감해 올려놓으면 퇴자 놓고 하니 정상인 상태라면 힘들어야겠지요.


그래도 모두들 잘 하고 계십니다. 채 매수도 맞추지 못한 원고를 올리긴 하지만, 한편 한편을 읽으면서, 사진 한장 한장을 보면서, 우리가 만들고 있는 잡지의 모습들이 조금씩 보입니다. 모든 원고가 마감되어도 넘어야 할 고개가 두어 개는 있으니 갈 길이 멀지만, 첫 고개를 어떻게 넘느냐에 따라 다음 고개는 고개로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두들 잘 하고 계십니다. 지금 한 분 한 분이 망설이는 그 내용은 당연히 망설여야 할 부분이고 지금 초점이 잡히는 지점이 마땅히 앵글로 잡혀야 할 부분입니다.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일들이지만, 적어도 이 생에서는, 이런 우리들이, 이런 모습으로 만나, 이렇게 노는 일은 다시 없을 겁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죠.


그처럼 의미있는 이 시간들을 꺾이고 지치면서도 함께 하고 있으니 모두들 잘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정말 어려울 수도 있는 부탁 하나 드리렵니다.

즐기세요. 놀듯이 즐기세요. 저에게 깨지는 거로 존심 상하지 마시고 그냥 그것까지 즐기세요. 재미있게 즐기세요.


글놀이꾼 노을이 드림(2009.11.10.)


가끔 게시판에 등장하는 ‘토닥토닥’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을 말하고 싶었는데, 알 수 없다. 그 느낌을 잘 표현했는지는 고사하고, ‘토닥토닥’이 몹시 큰 중압감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는지.  



12. ☆☆, ○○○, □□, △△님 참조하세요

아래는 ▽▽님과 나눈 얘기입니다. 이해되시죠?^_^

===== 

노을이 :그림지도를 다시 그렸으면 하는데요

▽▽ :네.

노을이 :평상이야기의 평상과, 꿈달의 출판사와 카펫이 진행하고 있는 북카페(??)

노을이 :이 세 가지를 한 그림지도에 넣어서 갔으면 합니다.

노을이 :그래서 지도를 한쪽 분량으로 키우고요,

노을이 :그런 그림지도 그려 주세요 ^_^

▽▽ :네, 그러려면 연남동 바깥까지 확장해서 그려야 겠더군요.

▽▽ :넵!

노을이 :아무튼 그 세 가지가 모두 들어갈 수 있게요.

노을이 :그럼 평상 본문에서는 그림지도가 빠지는 겁니다.

▽▽ :네..

노을이 :언제까지 될까요 그림은.

노을이 :새로 그리는 그림지도에는 평상, 출판사, 카펫이 취재한 북카페만 표기되면 됩니다.

노을이 :아울러 학교 같은 주요 공공시설이 표시되면 위치 확인하는데 도움이 되겠죠.

▽▽ :네.. 정확한 위치 파악해야 하니 핑크달과 카펫 협조 구해서 이번 주까지 진행하면 될까요?

노을이 :넵.(2009.11.12.)


한 사무실에 모여서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니, 진행과정에서 변동 사항이 있으면 공유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둘이서 결정한 내용을 다시 제 3자에게 전달하는 일이, 그것도 글로써 전달하는 게 진이 빠지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채팅하는 동안 나눈 얘기를 퍼서 그대로 게시판에 올렸다. 


잡지 만들다 이렇게 순발력이 발동할 때가 재미있다. 코디네이터가 서 있는 곳은 일종의 집합소다. 그러니 여러 방향에서 들어오는 원고와 사진과, 일러스트를 보고 있자면, 또다른 조합이 생겨 새로운 편집방식이 떠오른다.



13. 글쓰기에 대하여


이번에 쓴 대부분의 원고들이 발문을 앞에 세우고 글을 시작하지요. 발문이란 게 안내글 같은 것이라 없으면 초대장도 없이 들어온 잔칫집 같고, 팜플릿도 없이 둘러 본 전시회 같은데. 그리하여 "지금 왜 이 글을 쓰는가"를 주문했더니 많은 원고들이 가장 쉬운 발문을 앞에 두는 방식으로 '최종'을 붙이셨네요. 안내장 같지 않은 안내장, 초대장 같지 않은 초대장이 좀 더 품위를 주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지요,


처음부터 터프하게 "나 너 사랑하거든"하고 덤비는 이들이 많아지는 세월

탓인지, 이제는 연애를 해도 갈등하고 망설이는 은은한 맛도 사라졌으니. 그 세월 탓인가! 많은 글들이 초장부터 글을 쓴 목적부터 설명하려 드네요.


그나저나 잡지 곳곳에서 그런 발문이 보이니 은근히 고민이 되오이다. 애초 이번 마감은 가능한 원고 크게 손대지 말고 가보자 홀로 다짐했거늘. 한 편 두 편 발문을 달고 찾아온 글들이 쌓이고 보니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있던 옛날 한 인물의 마음이 급 공감되오이다.


아! 아직도 우리에겐 아직도 '닦고 조이고 기름칠' 배가 12척이나 남아있단 말인가? (2009.11.14) 


마감된 몇 몇 원고들의 글 첫 부분 형식이 비슷한 글들이 많았다. 이제와 다시 고치기엔 늦었고, 그나마 앞으로 밀려오는 글들은 그런 형식을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적었다. 이 모든 게 글쓰기 공부할 때 선생이라고 나섰던 이의 능력이다. 이래서 글쓰기 선생이 좀더 다양해질 필요가 있을 듯 싶다.


 


14. △△님 원고


전화 드립니다. (2009.11.15.)


게시판에 글로써 글을 수정하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다. 말이 훨씬 편하다. 간혹 쓸 내용이 많아지면 이런 방식도 썼다.



15. 동네한바퀴 더 창간호 배열표입니다(v1.0)


참조 바랍니다.

특히 디자인 하는 ○○님, 사진 넘기는 □□, △△님, 광고 영업 하시는 ◇◇님

전체 관리 지휘하는 ◎◎님은 반드시 보시고요 칼라 광고 수주를 위해 동일한 꼭지의 글들도 앞쪽은 4도, 뒤쪽은 단도인 경우가 있습니다. 디자인쪽 사진 쪽 특히 주의 바랍니다.

◇◇님 

광고는 표2~표4 세곳과 내지 8면(이중 2곳은 4도)을 잡아 두었습니다.

혹 광고가 넘치면 1~2면 정도에서 원고를 빼겠습니다.^_^ 미리 알려주세요 (2009.11.16)


어느 기사를 어디쯤에 배치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배열표 작업은 마치 그동안 차곡차곡 모아둔 돼지저금통을 은행에 가져가는 심정을 느끼게 한다.

<동네한바퀴 더> 창간호는 내지 18면을 칼라인쇄로 결정했다. 배열표 작업이 좀더 신경이 쓰였지만, 준비호가 전면 흑백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그런 걸 행복한 비명이라고 세인들은 얘기하는 듯싶다.

코디네이터를 하다보니 ‘광고를 위한 글의 양보’도 마땅한 일이었다. 잡지는 글만으로 만들 수 없다는 그 진리를 매번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