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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내 사람네

물고기가 튄다 - 올레조각14




다시 만난 호수같은 바다에서 수면위로 튀어오르는 물고기를 보았다. 앞길만 보았다면 놓쳤을 그 모습을 보고나니 이제는 시선이 앞길보다는 수면으로 향한다. 그저 잔잔한 물결만을 담은 듯한 모습인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어느 수면에서 불쑥 물고기가 튀어오른다. 

수면 위로 튀어오른 물고기는 어쩌면 포식자를 피해 도망가는 중이거나 수중에 산소와 수온이 쾌적한 환경을 이뤄 튀어오르고 있는 중일 터였다. 날씨로 보자면 즐거움의 비상이겠으나 물고기가 아닌 이상 진실은 알 수 없다.  

발걸음이 더디더라도 저들의 몸
짓을 그냥 두고 갈 수는 없었다.  카메라 초점을 수면에 맞추었지만, 어디에서 물고기가 튀어 오를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짐작으로 방향을 정하고 무언가 튀어오르면 무조건반사처럼 셔터를 누르는 수밖에 없었다. 
이 서투른 솜씨와 더이상 가까이 당길 수 없는 렌즈의 조건 때문에 좋은 사전은 건질 수 없었지만,  그 자체는 올레길에서 맛본 또다른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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