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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온날

비 내린 날의 뚜벅이 출장


아침 5시 50분. 핸드폰 알람이 울렸다.  손이 먼저 소리를 잡았다. 몸은 그대로 누워 있었다. 5분 후. 두번째 알람이 울렸다. 소리를 잡은 손과 거의 동시에 머리가 계산했다. 늦겠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머리를 감고, 식탁에 앉았다.  밥은 꼭 먹어야 한다.  6시 30분이 조금 지나 집을 나섰다.  평상시보다 30분 일찍 출근이다.  잠시 망설이다가 큰 우산을 챙겨들었다. 우박 강풍 등에 기세가 밀렸다. 오늘은 출장이다.

버스를 타고 고속버스터미널로 갔다. 7시 40분 전주행 고속버스가 있다. 25분 정도 기다려야 했다. 잡지를 꺼내들었다. 잠시 후 고속버스를 탔다. 스팀을 켜지 않아 버스 안이 추웠다. 전주까지는 통상  1시간 20분 소요. 버스가 출발할 무렵 잠시 잡지를 읽다가 잠을 청했다.  외투의 쟈크를 한컷 올려 코까지 가렸다. 선잠에 빠지다 잠에서 깼다. 전주톨게이트 부근. 전주올 때마다 잠 깨는 장소가 거의 비슷했다. 귀신같다. 

전주터미널에 내리자 비가 내렸다. 우선을 폈다. 약 5분을 걸어 시내버스정거장으로 갔다. 3~4분을 기다려 목적지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빗줄기가 굵어졌다. 전주시 평화동에 있는 첫번째 방문지에 도착하니 9시 35분이었다. 그곳에서 상담을 모두 마치고 나니 11시 25분.  두번째 방문지로 이동하기 전에 점심을 챙겼다. 식당은 4분 정도 걸어야 했다. 아직 식사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식당은 한산했다. 청국장을 주문했다. 

평화동으로 출장오면 매번 이 식당을 이용했다. 주변에 식당이 없어 달리 선택의 여지도 없지만, 5천원짜리 백반인데 반찬이 맘에 들었다. 오늘은 반찬이 아홉가지다. 여전히 양이 많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남은 반찬이 부담스럽다.  지난 번엔 주문할 때 반찬을 조금씩 달라고 했는데 오늘은 기회를 놓쳐 버렸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11시 50분이다. 밖이 추워서 5분쯤 식당에 켜 있는 티비를 보다가 나왔다.
두번째 행선지로 이동하는 시내버스는 12시 13분에 있다. 이 버스를 넣치면 14시 30분 경이 다음 버스다. 그러니 두번째 행선지 가는 버스가 자주 있는 어딘가로 다른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그곳이 어디인지는.... 연구해봐야 한다. 
 
 한 달 전에는 첫번째 방문지에서 상담이 늦게 끝났다. 버스시간까지 남은 시간은 10여분. 식사를 포기했다. 근처에 슈퍼가 있어 카스타드와 베지밀을 사 버스에서 먹었다. 그저 빈배를 속이는 것으로 만족했다. 

12시 13분에 버스는 출발했다. 기점에서 타니 좌석이 많았다.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었다. 안치환의 노래다. 창밖을 보다가 졸음이 오면 자는 척도 했다. 버스는 40분을 달려 완주군 소양면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내려 5분 남짓 걸으니 두번째 목적지였다. 

이곳에서도 일은 일찍 끝났다. 이제 세번째 목적지로 갈 차례다. 다음 목적지로 가려면 전주시외버스터미널까지 나가야 했다. 다행히 2시에 떠나는 셔틀버스가 있다. 버스를 기다리며 20여분 동안 책을 꺼내들었다. 2시. 셔틀버스를 타고 전주시외버스터미널에 내렸다.  2시 35분 익산행 버스에 올랐다. 듣기론 20분이면 간다고 했는데 40분이 걸렸다. 

터미널에 도착해 약속한 이의 차를 타고 사무실로 갔다. 그곳에서 90분 정도 사업 얘기를 나눴다. 사무실을 나와 택시를 타고 터미널로 향했다. 이 미팅은 잘한 듯 싶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각자 전문가들이 있다. 그들의 자리를 잘 찾아주는 것만으로도 내가 원하는  얻을 수 있다.'
그런 조짐이 보인다. 이제 세 명 정도만 더 만나면 이 사업의 성사 여부가  드러날 듯 싶다.  

터미널에 도착해 전주행 표를 끊었다. 승차장에서 보니 광주행 승강장도 있었다 그렇다면.... 매표소로 가서 광주행 표로 바꾸었다. 다행히 10분을 기다려 5시 20분에 광주행 버스에 올랐다. 버스안에서는 혹시나 싶어 가져간 인절미도 꺼내 먹었다. 음악듣다, 책읽다, 졸다, 이 반복엔 규칙이 없다. 어디쯤 지날 때는 햇살이 창으로 들었다. 변덕이다.

버스는 곧장 달려 6시 50분에 광주터미널에 도착했다. 전주를 거쳐 왔다면  비용도 비쌌고, 시간도 30분은 더 걸렸을 것이다. 익산을 가 보기는 오늘이 처음이었다. 세번째 미팅을 끝내고 터미널까지 걸으면서라도 구경하고 싶었는데,  추운 날씨가 엄두도 내지 못하게 막았다. 광주터미널에서 잠시 기다려 시내버스를 탔다. 집에 도착하니 7시 30분이다. 

아침에 집을 나선 지 13시간 만의 귀환이었다.  
버스를 모두 8번 탔다. 
4월 28일 오늘은 1907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4월 하순 낮 최고기온이 가장 낮은 날이었단다.(서울 낮 최고기온은 7.8도.)  그래도 뚜벅이는 좋았다.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2010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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