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구두 뒷굽 바닥이 달아 생긴
손가락만한 빈 틈에
돌멩이가 들어갔다.
“달그락 달그락”
걸음마다 돌멩이가 먼저 앞장섰다.
정신이 구두 바닥까지 해찰을 부린다
어느 날
닳아 헤진 구두 뒷굽 바닥을 칼로 오렸다
구두 뒷굽 바닥엔
손가락 두어 개가 드나들 구멍이 꿇렸다
그때부터
걸음보다 먼저 해찰부리는 소리가 사라졌다.
구멍은 더 이상
틈이 아니라 하나의 공간이 되었다
맘에 쌓인 갈등 또한
맘에 온전히 들지 못 한 채
틈에 끼여 해찰부리는 일로부터 비롯되는 것은 아닌지…
틈이 생긴 맘이라면
차라리 활짝 열어 제껴 두면 어떨지…
이번 구두값을
생활비가 아닌 수업료로 한참 지나서야 셈한 이유이다/ (2003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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