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옥란, 그는 장애인이었습니다.
생후 100일 무렵 뇌성마비로 오른쪽 손과 다리를 제대로 쓸 수 없었습니다.
출산과 결혼 후에는 스트레스를 받아 팔이 거의 몸에 붙어버렸습니다.
최옥란, 그는 빈민이었습니다.
남매를 혼자서 키우던 어머니는 미군 기지촌 인근 식당 등에서 일품을 팔았습니다.
그 역시 청계천 벼룩시장에서 좌판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최옥란, 그는 여성이었습니다.
그는 이혼 후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 양육권 소송을 준비중이었습니다.
그러나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인 그에겐 너무나 큰 희망이
었습니다.
최옥란, 그는 투사였습니다.
한때는 최저생계비 현실화 등을 요구하며 1주일간 농성을 벌였습니다.
그런 그는 2003년 3월 영구임대 아파트에서 음독자살했습니다.
신체 장애…,
경제적 가난…,
남성이 아닌 여성…,
낮은 학력…
그 어느 것 하나, 우리 사회에서는 힘이 될 게 없었던 그에겐
농성만이 살길이었습니다.
죽음만이 삶이었고 아들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혹한에 걸인 하나가 길거리에서 얼어 죽어도
그것이 우리 모두의 책임이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어느 문호의 말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만큼
마음이 쓸쓸하고 가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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