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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깊은사람

인권운동가, 히딩크

 
 

소신 있는 추진력, 장기적 비전,

철저한 사전준비,

자신감 고취, 기초 경쟁력 중시…

이른바 ‘히딩크 리더십’을 말할 때 드는 덕목들입니다.


그러나 

히딩크는, 달리 보면 인권운동가입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아직껏 벗지 못한

허울 가득한 권위와 엄숙주의를 넘어선 사람입니다.

그의 골 세레모니는,

골을 넣어도 팔짱을 낀 채 무게를 잡던 

한국 감독들의 엄숙주의를 단번에 날려버린 행동이었습니다. 

한때 전지훈련장에 여자친구와 동행한 것을 두고
비난하던 

일부 언론의 속 좁은 엄숙주의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방종’이었습니다.


그는 일치를 만드는  ‘자유’를 알고 

조직을 키우는 ‘개인’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입니다.


훈련 중에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선수들과 함께 골대를 나릅니다. 

선수들과 뒹굴며 장난을 치는 개구쟁이 같은 모습도 자연스럽습니다.

선수 개개인 사이에 말을 놓아야 한다는 주장도 하였습니다. 

인맥과 학연, 친분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오직 실력으로만 선수를 평가했습니다.

   

히딩크, 

그는 축구감독입니다. 그럼에도,

그가 우리 사회에서는 인권운동가가 될 수 있다는 것,

어쩌면 축구 4강 진출 못지않게 

우리 사회에 더 큰 과제가 남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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