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을 노린 아들의 칼에 찔린 어머니는
숨을 거두기 전,
살인의 증거물이 될 수 있는 아들의 손톱을 발견하고는
그 손톱을 삼켜버리고서야 숨을 놓습니다.
영화 ‘공공의 적’에서
표현된 모성애의 한 장면입니다.
최근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인 열 명 가운데 네 명은 학대 받은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노인들은
어들과 며느리, 딸들로부터
언어나 심리적인 학대를 받는다고 합니다.
자녀들은
노인들에게 무관심하거나 냉담하기도 하고
노인들의 의견에 불평하거나 화를 내는 등
정서적 학대 또한 적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노인들은
그런 자식들을 좀처럼 신고하지 않습니다.
자식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갈까 싶기 때문입니다.
정으로 맺어진 한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족’은 최후의 안전지대입니다.
노인들은 가족의 테우리에서 ‘효’라는 이름으로 보호받습니다.
그러나 가족은 최후의 안전지대이기 때문에 또한 위험한 것입니다.
가족, 그 다음이 없는 현실에서
건강 상실, 경제적 실패 등이 빚어낸 삶의 굴절에
가족이란 안전지대는 아무런 안전도 보장하지 못합니다.
가족, 그 다음이 없는 현실에서
가족이 해체되면,
개인은 사회적 파산을 맞게 되며
삶이 해체돼 버리는 일로 곧장 이어지게 됩니다.
결국 노인들은 부랑인 시설 등을 떠돌게 됩니다.
여인숙이나 쪽방에서 지내거나 노숙도 합니다.
경제력을 상실한 노인들에겐 생명이 위협받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제 ‘효’를 넘는 새로운 안전지대가 필요합니다.
이웃의 노인들에게
제도적 관심과 배려가 중요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