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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온날

"아이패드 사면 한 달만에 후회한다"


"너, 아이패드 사면 한 달만에 후회한다."
1년을 기다려 온 아아패드 구입에 한 지인이 제동을 걸었다. 이에 잠시 주춤하고 있다. 좀 '있어 보이는 듯' 표현하자면 한 개의 물건을 '착하게' 소비하기 위한  2차 성찰의 시작이다. '절실하지 않으면 구입하지 말라'는 내 경제생활에 대한 실천이기도 하다.

11월초에 아이패드의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고 KT가 홍보전을 할 무렵부터,  그 홍보전을 믿고 기다리던 예약판매가 일방적으로 연기되던 때, 연기되었던 예약 판매가 어느날 갑자기 개시되던 때까지, 매일 점심 때면 구글에 들어가 아이패드를 검색했다. 국내판매 소식이 들릴 무렵에는 정말로 내게 필요한 물건인가를 검색했고, 예약판매가 이뤄지지 않을 때는 언제 출시되는를 확인했다. 예약판매가 이뤄진 후에는 발표된 요금제 가운데 어떤 것이 내게 유리한 지를 확인했다.   

그 무렵, 내게 맞는 요금제가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기초부재가 드러났다. 아이패드는 총 9종의 요금제 상품을 출시했다. 크게는 와이파이+3G종과 와이파이종 2종류였다. 이 종류는 각각 아이패드 용량에 따라  16GB, 32GB, 64GB로 구분돼 총 6종이 되었다. 여기에 와이파이+3G종에는 3G의 데이터 용량에 따라 2G와 4G로 나눠졌다. 결국  와이파이+3G종엔 6종이, 아이파이종인 3종이 있었다. 이 9종 가운데 내게 맞는 요금제를 선택하는 게 첫번째 과제였다. 

문제풀이에서 정답을 찾지 못하면 오답을 골라내는 방법도 있다. 이런 방법은 대개 문제풀이에 자신이 없는 경우에 사용하는 차선택이다. 어차피 오답을 골라낸 데도 마지막엔 운보다 실력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부딛히기 때문이다. 이번 요금제 선택도 그랬다.  

처음 판단은  아이패드 용량을 선택하는 문제였다. 16GB, 32GB, 64GB 가운데 한 가지만 택하는 문제였다. 그러나 이 역시 이게 컴퓨터의 하드 용량을 의미한다는 유치원 수준의 지식을 몇 차례 확인한 끝에 풀이를 마쳤다. 그 결과 현재 선택한 것은 32GB다. 구입할 때 자금 사정이 여유가 있다면 64GB까지 살짝 염두해 둔 상태다. 

비교적 쉬운 문제를 푼 후에 닥친 문제는 난이도가 상에 해당했다. 와이파이만 가능한 제품을 사용할 것인지, 3G까지 가능한 제품을 구입할 것인가의 선택이었다. 그런데 이 문제는 복합응용문제였다. 사칙연산의 기본기가 없는 학생이, 3차 함수 문제를 풀겠다고 나선 격이 됐다.  더욱이 선생도 없다. 오직 인터넷 검색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하는 오픈북 형식의 시험지만 놓였다.  

처음엔 3G의 정체가 궁금했다. 이게 있고 없고의 차이가 무엇인가!. 이것을 이해하려면 와이파이가 뭔지도 함께 이해해야 했다.  열심히 검색한 결과 어렴풋이 답은 적어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인터넷 연결 방식은 차이인데 무선인터넷은 연결이 이뤄지는 지역의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3G는 핸드폰이 터지는 지역에서는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는 상품이다. 반면 와이파이는 특정 지역에서만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상품이었다. 

이 답에 수많은 주석이 붙었다. 그 주석이 가장 많이 붙은 단어는 와이파이였다. 와이파이는 '와이브로'라는 새로운 용어를 알게 되면서 주석달기가 이어졌다. 그 용어들의 차이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해 보아도 무엇이 정답인지는 지금도 알 수 없다.

'와이브로 현재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전국에 와이파이존이 몇 만개다. 고속버스 등에서도 와이파이가 사용가능하다' 
문제풀이 과정에서 얻은 이 두 명제로부터 혼란이 다시 불거졌다. 두 명제로만 놓고 보면 참인데,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자료들마다 뭔가 시원한 답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와이브로와 와이파이의 상호 감당 영역은 어디까지 일까?    

이 어려운 문제의 정답찾기를 잠시 보류하고 다음 문제를 풀려해도 다시 문제는 '와이파이'였다. 
'아이패드를 와이파이존에서 사용하려면 사용료가 별도도 드는가?'
'와이파이 상품은 와이브로를 사용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답들이 또한 분분해 여전히 정답을 적지 못하고 있다. 만일 지금 시험종료를 알리는 벨 소리가 울리면 어쩔 수 없이 적어야 할 답은 이 정도다.

'아이패드의 와이파이 상품은 와이파이존에서만 사용가능한데 월 8천원의 통신료 비용을 내야 한다. 따라서 아이패드 기기값을 할인해 주는 3G 상품과 달리 와이파이 상품은 아이패드 기기도 제값주고 구입해야 한다. 또한 와이파이 존이 아닌 곳에서 와이브로를 사용하려면 에그라는 별도 기기를 갖고 다녀야 한다.'

한 지인의 제동은 이 무렵에 이어졌다. 인터냇 검색만으로는 답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주변 지인 가운데 이런 계통이 밝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를 찾았다. 그동안 연락도 자주 않다가 불쑥 전화를 걸었지만 지인은 친절히 답변해 주었다. 별 관심이 없었다며 자료를 살펴보고는 다시 연락이 와 몇 가지 정보를 주었는데, 그 지인의 마지막 조언이 '아이패드 사지마라'였다.

이 제동은 아이패드의 제품 성능 평가와는 무관했다. 단지 내 스타일과 아이패드의 기능이 맞지 않다고 판단해 걸린 제동이었다. 그래서 다시 아이패드 구입을 두고 절실한 소비인지에 대한 성찰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 제동에 따라 아이패드 구입을 좀 늦출 작정이다. 오늘자 뉴스에 따르면, 아이패드의 공급은 이
달 30일 정도에 이뤄진다고 한다.  예정일을 넘겨 시장에 나오는 탓에 '담달패드'라는 별명을 얻어 신뢰를 갖긴 힘들지만 적어도 12월 10일 전후쯤 되면 국내 사용자들의 평가가 쏟아질 듯 싶다. 또한 그 무렵이면 일반 매장에서 제품을 직접 확인할 수도 있을 듯 싶다.

그 무렵쯤에 매장에서 확인한 후, 다시 아이패드 구입이 절실한 소비인지 확인해 볼 작정이다. 앱을 이용해서라도 한글문서 작성, 엑셀이나 PPT 사용은 가능한 지 여부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이 정도 기능만 있으면 인터넷과 결합해 당초 넷북 구입에서 출발한 아이패드 구입동기를 모두 충족할 수 있을 듯 싶다.

그때까지 와이파이에서 막혀 있는 문제도 풀어야 할 듯 싶다. 또한 구입할 때 필요한 악세사리 등도 부지런히 써핑도 할 작정이다. 여행을 준비하는 그 시간이 때론 즐겁듯 한 개의 신상을 구입하는 과정 또한 충분히 즐길 만한 일이다. 다만 써빙의 경제적 비용과 피로도가, 절실한 소비를 내재한 착함을 넘지 않는 조건이라면 말이다. (20101121)

* 사진은 애플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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