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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온날

출장길, 자전거가 동행하다


구례군에 있는 KT수련관에서 강의가 있었다. 다문화인권센터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인권교육이다. 
출장 가기 전에  다음 뷰에서 수련관을 검색하니 대중교통이 접근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었다. 이럴 땐 나만의 방법, 자전거를 이용하는 게 좋겠다 싶다. 수련관이 있는 위치는 대략 감이 잡혔다. 화엄사 입구 버스 종점에서 멀지 않았다. 교통편과 장소를 검색한 후 오가는 방법을 확정했다.

갈 때. 광주에서 직행버스를 탔다. 아침에 급한 일을 사무실에서 처리하느라 자전거는 아침부터 사무실을 들러 왔다. 다행히 버스짐칸이 넓어 자전거는 쏙 들어갔다. 1시간  40분 정도 걸려 버스는 화엄사 입구에 도착했다.  점심을 먹고 나니 아직 1시가 안됐다. 수련관 방향으로 산보하듯 자전거를 타고 갔다. 거리상으로 2킬로가 못돼다 보니 10분이 걸리지 않아 도착했다. 2시부터 강의니 시간이 많이 남았다. 



곧바로 수련관으로 들어가지 않고 2차선길을 따라 조금 더 달렸다. 날씨는 쌀쌀했다. 861번 국도를 만나기 전까지 갔다. 그곳에서 까마귀떼 무리를 만났다.  수백 마리는 될 듯한데 전깃줄에 앉아 있다 자동차가 지나가면 하늘로 솟아 날았다. 
주변 배회를 끝내고 수련관으로 들어갔다. 자동차 주차장에 자전거를 주차하고 남은 시간은 휴게실에서 잡지를 읽었다. 

오후 4시 강의가 끝나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수련관을 빠져나왔다. 이번엔 화엄사입구가 아닌 구례터미널로 방향을 잡았다. 화엄사 입구에서는 6시30분 경에야 버스가 있다.  터미널 가는 길도 올 때와 달리 잡았다. 오던 길로 가면 오르막을 만나는데 그걸 피하고 싶기도 했고, 잠시 낯선 길을 탐험하고 싶었다.  
샛길 같은 포장길을 따라 달리니 한 마을이 나왔다. 그 마을을 지나가니 861번 국도다. 올 봄에 섬진강을 따라 달릴 때 만났던 도로다. 이젠 친근하다. 달리는 차들도 많지 않다.



구례터미널에 도착하니 4시 45분 버스가 있다. 20여 분을 기다려 버스에 탔다. 이번 버스의 짐칸은 올 때보다 좁았지만 자전거는 들어갔다. 오후 6시 20분, 광주 터미널에 버스가 도착했다.  나도 내렸고 자전거도 내렸다. 이미 어둠이 깔렸다. 안전운전 모드, 가급적 도로를 달리기보다는 방어운전을 택했다. 집에 도착하니  7시가 조금 넘었다. 

대중교통과 자전거가 조화를 이룬 출장. 이 정도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듯 싶다. 이 결합은 출장에 여러모로 쓸 곳이 많다. 그러나 땀이 나면 업무를 보는데 지장이 있으니 더울 때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오늘처럼 추울 때 출장 자전거는 더 나아보였다. 산뜻한 선례였다.(201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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