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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랑 놀랑

연이 짧은 에너지들의 스침


지난 10월 13일부터 시작한 모임이 있는데, 모임원이 구성되는 과정이 흥미롭다. 난생 처음 겪는 일이기도 하여 기록해 둔다. 무슨 모임인지는 훗날 얘기하는게 좋겠다.  눈치빠른 지인들은 알겠지만.

디데이 이틀 전. 모임에 올 사람이 7명이라고 했다. 명단을 받아보니 두 명은 중복이다. 결국 5명
이다. 이 정도로는 모임을 하기 어렵다. 여러모로 맞지 않다. 어찌할까 하다가 버릴 것 버리고 그래도 하기로 했다. A, B, C, D, E가 예정자다.


디데이 하루 전. 전화가 걸려왔다. 대학에 다니는 여학생인데 지금이라도 모임에 참여할 수 없냐는 전화였다. 가능하다고 했다. 친구랑 함께 오겠단다.  F와 G가 추가돼, 7명이 되었다. 그럭저럭 할 수 있는 10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 정도면 양호했다. 

첫 번째 모임일.  A, B, C, D와 F, G가 참여했다. E는 직장 일이 겹쳐 첫번째 모임에 올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모임일 디데이 사흘 전. 새로운 H로부터 문의전화가 왔다. 이 모임에 참여할 수 있냐는 거였다. 첫번째 모임을 빠지긴 했지만 가능하다고 했다. H는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두 번째 모임일. 
지난 모임에 이어 A, B, C, D가 참석했다. 여기에 H 가 새로 참여했다.  시작시간이 되었는데도 F와 G가 오지 않았다. F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자신들이 생각하는 모임이 아니라 불참하겠단다. 첫 모임에 이어 오지 않은 E에게도 전화를 걸어보니 역시 이번에도 직장 일이 있다며 참석이 어렵다고 했다. E도 아예 모임에는 빠지겠다고 했다. 모두 나왔다면 8명이 될 수 있었으나 결국 두 번째 모임은 5명이 참석했다. 

5명은 세 번째와 네 번째 모임까지 이어졌다. 
다섯 번째 모임 디데이 사흘 전. 모임에 참여하고 싶다는 또다른 전화가 걸려왔다. 이 사람은  주말을 고민하다가 직접 만나 상담까지 하고는 결국 모임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I의 등장이었다.

다섯 번째 모임일.  예정대로라면 6명이 해야 한다. A, B, C와 H 그리고 I가 참여했다. 그동안 잘 나오던 D가 나오지 않았다. 전화를 해보니 D는 지난 네 번째 모임에서 만난 이를 통해 취업이 되었단다. 이 모임엔 앞으로도 나오기 어렵게 됐다.  I가 결합해 6명이 되나 싶었는데, 다시 5명이 되었다.

여섯 번째 모임일. 새로운 J가 등장했다. I의 소개를 받고 모임에 참여하겠다며 함께 왔다. A, B, C, H, I가 함께 해 6명이 되었다. 인원이 늘어 다행이었지만, 이미 유사한 활동을 하고 있는 J에게는 이 모임을 계속할 지는 고민해보고 연락을 달라고 했다.  

일곱 번째 모임일.  A, B, H, I, J가 나왔다. J는 이틀 전에 이 모임을 계속 하겠다고 메신저를 보내왔었다. 이번엔 그동안 참여했던 C가 나오지 않았다. 일곱 번째 모임 시작 1시간 전에 C는 모임을 그만두겠다는 메신저를 보내왔다. 다시 5명이 되었다. 

이제 모임은 다섯 번이 남았다. 모임에 누군가 새로 온다고 해도 더이상 받아 들이긴 어렵다. 그러니 남은 변수는 다섯 명 가운데 누가 얼마나 더 빠져나갈 것인가 하는 점뿐이다.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럼에도 이번 모임은 참 이상스럽다. 이처럼 드나듦이 잦은 모임은 처음이다. 그래도 이상하다는 것뿐 더 이상 고민은 없다. 연이 맺어지고 끊김은 쌍방의 에너지가 맞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번 모임에 연이 짧은 에너지들이 스치고 지나간 모양이다. (20101121)

*사진은 모임에서 함께 했던 일 가운데 한 가지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