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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랑 놀랑

<오마이스쿨>과 즐겁게 놀다


 
강좌는 끝났다. 
<세상과 소통하는 생활/취재글 쓰기> 강좌는 끝났다.
5월 19일 시작한 강좌는 끝났다.    



이번 강좌는 예전에 진행했던 강의 일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취재글쓰기의 기본이 되는 기획, 취재, 표현 영역을 이론과 사례를 중심으로 학습했다. 이후엔 실습을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특강 강사도 초청했고 취재기행도 포함했다.

 그러나 강좌는 생물이라 언제나 달라진다. 이번도 예외는 아니었다. 처음 준비할 때부터 가졌던 욕심이 그 변주를 만들었다. 이번 강좌에서 욕심의 절정은 이른바 '졸업작품전'이었다. '졸업작품전'은 강좌를 마무리할 쯤에 각자 취재기사 한 편을 <오마이뉴스>에 올려보자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이 마음이 취재기행과 만나면서 전체 수강생이 팀으로 움직여 특집 기사를 준비하자는 쪽으로 정해졌다.  

통상 취재기행은 인터뷰이 한두 명 정도를 만나 인터뷰 실습하고 기사를 쓰는 방식이다. 그런데 <오마이뉴스>에 게재하자면 내용이 모두 달라야 했다. 또한 특집거리가 될 만한 내용이 필요했다. 이쯤되면 글쓰기가 승부수가 아니라 기획이 승부수가 되는 판이었다.  <오마이뉴스>에 맞는 기획안을 짜야만 졸업작품이 제대로 나올 수 있었다. 

두어 차례 강의시간에 기획안을 논의하고 12명에게 각자 쓸 기획안을 부여했다. 원고량을 가늠해보니 500매였다. 웬만한 단행본 한 권 분량이다.  맙소사. 이 원고를 내가 다 검토해 봐야 한다. 물리적 시간이 가능할까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글은 써야만 실력이 늘어나고, 기왕 쓸 글이라면 쓸모있는 글을 쓰자 싶었다. 그러니 모두가 같은 내용을 쓰게 할 수도 없었다. 













특집은 지리산 둘레길로 잡았다. 이미 여행기로는 적지 않은 내용들이 나왔으니 기획을 달리 가야 했다. 아울러 취재기행 장소도 지리산둘레길이었다. 취재기행도 욕심이 많았다. 12명을 팀으로 나눠 4개 구간을 각 팀별로 걸었다. 졸업작품전을 위한 배치였지만, 결과적으로 수강생들에게 조금 힘들었던 여정이었다. 트레깅을 마친 후에는 각자 역할에 따라 취재를 진행했다. 저녁엔 취재 평가회도 갖고, 부족한 취재는 다음날 오전까지 이뤄졌다. 

취재기행을 다녀온 후에는 졸업작품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다. 글쓰기 수강생이라면 대체로 그렇듯 취재기행은 시행착오를 깨닫기 위한 여정이다. 직접 취재하고 글로 써 봐야, 취재 때 부족했던 점이 보인다. 글쓰기가  직접 해 봐야 무엇이 어려움인지 알게 된다. 종국에는 글쓰기를 하는데 있어 무엇이 부족인지를 찾을 수 있다.    

졸업작품에 대한 욕심의 후과는 이때부터 드러났다. 강좌 후반기에 집중력이 떨어졌다. 수강생들은 바쁜 일상에서 결석하지 않으려했던 노력들이 졸업작품 검토 때 급격히 무너졌다. 과제를 하지 못한 수강생은 또 그 미안함(?)으로 수업에 빠지기도 했다. 다른 사람의 글을 교정하는 과정에서도 글쓰기를 충분히 배울 수 있지만, 많은 기사를 앞에 두고 이런 목표는 조금 흔들렸다. 
글쓰기에도 양질전환의 법칙이 성립한다고 믿지만,  이번 경우엔 스스로의 과욕이 그 법칙을 막아버렸다. 이는 훗날 강좌 형태의 글쓰기를 운영할 때 욕심을 덜어내는 방향으로 수정할 계획이다. 또한 글 한 편을 검토하고 수정하는데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이 시간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지도 고민되는 지점이다.  

졸업작품전은 그런대로 완료되었다. 당초 계획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의미있는 기사들이 몇 번 완성됐다.  또한 졸업작품은 아니었지만, 강의 때 낸 생활글 몇 편은 좋은 반응이 예상된다.   
졸업작품전과 더불어 마친 강좌도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함께 한 수강생들이 가진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어떤 이는 마음만 다잡는다면 단행본도 엮을만한 기획이 있다. 다른 이는 생활에서 유용하게 글을 활용할 듯싶고, 사회적 의미가 있는 기사 생산이 기대되는 이도 있다.   
 
이제 남는 것은 이들과의 인연이다. 혹자는 글쓰기 강좌를 계속 이어가자고 한다. 어떤 이들은 후속모임을 갖자고도 한다. 이 모두 내 뜻만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런 인연에서는 나 역시 'N분의 1'일 뿐이다. 거기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내 포지션을 찾으면 된다. 

이런 논의는 8월 11일, '플러스 알파'  강의 때 얘기될 수 있을 듯 싶다. 추가 강의를 요청해 만들어진 자리지만, 삽겹살 파티로 이어질 자리임이 명확해 보인다. 장소도 순창에 있는 한 수강생의 집으로 잡았다. 광주에 사는 분들이 종강파티를 위해 '평일원정'을 떠나기로 했다. 

7월 28일 저녁 12번째  강의를 마지막으로 강좌는 끝났다. 
처음으로 지역에서 글쓰기 강좌를 개최한 <오마이스쿨>의 실험도 끝났다. 
글이 모든 이들에게 소통의 도구가 되길 바란 노을이의 글놀이도 끝났다.
끝에는 시작이 있게 마련이다. 이제 시작에 눈을 돌리련다. 12명의 수강생들 덕분에 글 가지고 잘 놀았다. (2010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