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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온날

서울 생활, 광주보다 문화,교통,음식비 줄고, 술값 늘었다


‘서울생활비가  광주생활비보다 월 158,000원 덜 들었다. 광주에 비해 서울에서는 문화생활비, 교통비, 음식비는 줄고, 술값과 일반생활비는 늘었다.’

지난 2월 광주광역시 생활을 정리하고 서울로 온 지 5개월이 넘었다. 그동안 경제생활, 그 가운데 소비 생활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가계부를 통해 들여다 보았다.  

가장 큰 변화는 예상과 달리 지출이 줄었다는 점이다. 월 평균 서울의 지출비가 광주 대비 14%, 금액으로는 158,300원이 줄었다. 매달 가계부를 결산하면서는 눈치 못 챈 항목이었다. 이런 결과는 각 소비 영역을 비교해 보면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전년대비 소비가 가장 줄어든 부분은 교통비다. 교통비는 전년에 비해 57%가 감소해, 월 평균 74,800원이 줄었다. 이런 결과를 낸 가장 큰 원인은 고속버스비에 있다. 광주에 살 때는 서울을 오가는 비용이 매달 들었다. 몸은 광주에 살지만 관계망은 서울에 있어서 벌어진 소비행태다. 또한 광주에 비해 서울에서의 택시비도 무척 줄었다. 광주에서는 택시비가 월 평균 32,800원이었는데, 서울에서는 7,750원으로 네 배가 넘게 감소했다. 사무실에서 집까지 거리는 광주나 서울이나 큰 차이가 없지만, 서울의 대중교통이 좀 더 쫌쫌히 짜여진 덕을 보고 있다.  

두 번째로 소비가 줄어든 영역은 문화생활 영역이다. 지난해 대비 39% 줄었는데 월 평균 98,800원 정도 지출했다. 지난해 <한겨레21> 2년 구독비가 포함돼 지출이 많았지만, 이를 제외해도 전년 대비 29%가 줄었다. 문화생활비가 줄어 든 원인인 여행 감소에서 찾을 수 있다. 2010년도엔 3월엔 섬진강, 4월엔 벌교, 5월엔 청산도를 갔다. 반면 올해엔 4월과 5월에 강원도 바우길과 평창 여행, 광주나들이 정도가 전부였다.  

소비가 줄어든 마지막 영역은 식사비와 식료품비를 합친 음식비다. 음식비는 광주보다 33%  줄어들어 월 평균 61,500원을 덜 썼다. 음식값은 광주보다 서울이 훨씬 비싼데도 서울의 지출이  줄어든 데는 도시락이 한 몫 했다. 서울 생활을 시작한 지 2~3주 후부터 점심은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도시락은 지출을 줄이려는 목적만으로 시작하진 않았지만, 한 끼 식사비 6,000 ~ 7,000원을 아끼는 노릇은 제대로 하고 있다.  

반면, 소비가 는 부분은 술값과 일반생활비다. 술값은 광주 대비 26% 증가해, 월 46,400원 정도를 더 지출했다. 술값 소비가 광주보다 서울에서 늘어날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 그럼에도 예전의 관계망을 복원하는 노력을 하지 않은 상황에선 약간 의외였다. 대략 2~3개 영역의 지인들과 관계망이 복원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술값이 들 듯 싶다.  

일반생활비는 광주보다 19% 증가한 수준이다. 이 영역은 조카들에게 주는 용돈부터 의류구입비 등까지 포함되는 영역이라 지역의 차이가 주는 영향은 크지 않았을 듯 싶다.

이 밖에 각종 공과금과 전자기기 이용료가 포함된 정보관리비 영역과 후원비 영역은 광주와 서울의 차이가 거의 없다. 정보관리비는 광주에서 냈던 아파트관리비가 서울에서는 맥북에이 구입 할부금으로 대체되는 경향이 보인다.

전반적으로 광주생활 대비 서울의 소비가 14% 줄긴 했지만, 그 영역별로 보면 즐겁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문화생활비가 줄고 술값이 는 점은 현재 생활의 변화를 고려하게 만든다. 관계망을 넓히는 방식을 술이 아닌 문화생활로 바꿔 나간다면 좀더 몸에 유익한 소비형태가 될 듯 싶다.

또한 이번 소비생활 비교 결과로 서울이 광주보다 절약형 생활이었다고 결론지을 수도 없다. 이번 비교에서 생활의 큰 몫을 차지하는 주거비가 빠졌기 때문이다. 내 주거 공간을 비교해보면 서울의 주거비는 광주보다 2.5배 정도 비싸다. 현재 시세로 하면 매월 광주보다 342,000원의 주거비를 더 내는 셈이다. 따라서 주거비를 전체 소비 비용에 합치면 지금까지 계산한 소비 생활의 결론은 ‘서울이 광주보다 매달 184,000원을 더 소비한다’로 바뀐다.  

이번 소비생활 비교는 2010년 3~6월과 2011년 3~6월의 지출 내역을 비교했다. 2월의 경우 이사한 달이기 때문에 일상 소비보다는 특별 소비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제외했다.(2011 07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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