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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내 사람네

눈꽃을 만나기 전까진


나무에 눈꽃이 피는 데 

눈만 내리면 되는 줄 알았다.


낮은 기온이 아니라면,

나무에 내린 눈이 채 떨어지기 전에 얼게 한 기온이 아니라면 

눈은 꽃이 되지 않았다. 


거센 바람이 없었다면, 

나무에 내린 눈을 적절히 덜어 낸 거센 바람이 없었다면 

눈꽃은  피지 않았다. 


 가득한 눈, 낮은 기온과 거센 바람보다 앞서 

나무들이 잎을 떨궈  비워내지 않았다면 

눈꽃은 세상을 바꾸지 못했다.

겨울산 한라에서 
눈꽃을 만나기 전까진 그랬다.  
눈만 내리면 저절로 눈꽃이 피는 줄 알았다.(201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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