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 그 10년 썸네일형 리스트형 공무도하가(7) “조금만 더 참아보도록 하자. 어린 아이들부터 먹을거리를 주고 어른들은 사낭을 다시 준비하자” “그러나 이제 사낭할 만한 곳도 없지요.” 도리암직한 사내가 마을어른의 말을 받았다. 하늘받이나무(神堂樹) 둘레로 사람들이 모여 얘기를 계속했으나 굶주림에 대한 마땅한 풀이를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가지에 걸쳐 있었던 그림자가 이미 가람(江)쪽으로 난 숲속으로 길게 늘어서고 있었다. 얘기는 계속 되풀이되었다. 어른들은 다시 한 번 마을굿(祭儀)을 준비하지는 얘기를 많이 했다. 울가망한 마을웃어른(祭司長)은 별다른 얘기없이 듣고만 있었다. 흰날새(白首狂夫)는 나뭇가지를 꺾어 땅을 긁었다. ‘마을굿 얘기를 해야 하는가’ 땅에 머리를 박은 나뭇가지는 깊이 흙을 도려내었다. 이어진 선들은 죽음나무뫼를 닮아갔다. ‘아니.. 더보기 공무도하가(6) 마을로 돌아온 노프새((霍里子高)는 가슴이 뛰었다. 두 사람이 사랑이 깊었던 것이야 마을의 모든 이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이미 알려진 일이었다. 그러나 오늘밤만의 일은 그냥 부러움만으로 그칠 일은 아니었다. ‘바침인(祭物人)을 만나다니. 아아 어찌하나’ 노프새의 마음은 두려웠다. 마치 자신이 그런 일을 저지른 듯이. 일로만 본다면 바로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할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얽혀진 매듭을 풀어헤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노프새는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하늘받이나무(神堂樹) 둘레로 갔다. 달빛이 그린 희미한 그림자가 노프새의 무릎께로 올라왔다. ‘마을어른들께 이 사실을 알려, 마을모임(洞會)이 열리고 흰날새가 마을에서 쫓겨난다 하더라도 달리 헤아릴 셈속이 없다. 어차피 마을굿(祭儀)은 내일 치.. 더보기 공무도하가(5) 지난 번 마을 가운데 있는 하늘받이나무(神堂樹)에 새싹이 돋고 삼일 후 마을굿(祭儀)을 치를 때였다. 그때 흰날새는 바침인(祭物人)이라서 쌍돌머리뫼(石山)에 있는 움집에서 혼자 삼칠일간 지내야 했다. 움집 주위에는 에둘러 커다란 돌 세 개가 놓여 있어 세돌다지로 불렸다. 세돌다지는 마을에서 가장 성스러운 곳이라서 사냥을 하다가도 짐승이 이 근처로 도망가면 쫓는 일을 그만두었다. 오직 그곳엔 열두번의 둥근달을 볼 동안 한 번만 다가갈 수 있었는데 그 사람이 바로 바침인이었다. 마을굿를 준비하는 사람은 깨끗해야 하기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만나서는 안되었다. 혹여 다른 마을 사람들이 오더라도 들어올 수 없는 둘레임을 알 수 있게 움집 주위의 나무들 사이를 피풀줄기를 세줄로 늘어 엮었다. “바침인은 이 마을.. 더보기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