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 그 10년 썸네일형 리스트형 쥐불(1) 밭두렁을 이내 새까맣게 삼키고 난 불은 삽시간에 집쪽으로 향했다. 석이는 자기 앞으로 달려오는 불을 보자 덜컥 겁이 일었다. 들고 있던 솔가지로 달려드는 불을 내리쳤다. 그러나 잔디에 붙은 불은 오히려 솔가지에 튕겨 옆으로 떨어졌다. 다시 순식간에 몇 군데에서 불이 시작되었다. 석이의 이마엔 땀이 맺었다. 석이가 쥐불을 놓기로 마음을 먹은 것은 누나 민희에게 으쓱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서울에서 미싱 일을 하던 민희는 건강이 좋지 않아 며칠전쯤에 집으로 내려왔었다. 석이는 명절에만 보던 누나를 매일 볼 수가 있어서 좋았다. 내려올때 가져온 만화책도 이미 동네에선 가장 인기있는 책이 되버린 것 하며, 가끔씩 과자를 사 주는 것도 예전엔 없던 일이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고개넘어 마을로 마실을 갔다. 오전에.. 더보기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