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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

버스를 사랑한 높새, 공존을 찾다 아침 8시 23분. 버스는 중간종착지인 석곡면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버스 짐칸으로 갔다. 매고 있던 배낭을 풀어 땅바닥에 두었다. 짐칸 문을 열었다. 짐칸엔 몸을 돌려 누운 높새가 있었다. 버스는 곧 다른 목적지로 이동한다. 높새를 바로 꺼내야 했다. 마음이 다급했다. 앞바퀴 부분을 바로 세워 높새를 꺼내려 하자 짐칸에 꽉 끼여 움직임이 수월치 않았다. 핸들을 비틀어 꺼내려는 순간 “윽” 했다. 핸들 손잡이를 잡고 있던 손가락이 짐칸 쇠기둥에 끼였다. 다시 방향을 바꾸었다. 높새는 용케 짐칸을 빠져 나왔다. 버스는 곧장 떠났다. 텅 빈 터미널에서 높새를 바로 세웠다. 그제야 손가락의 아픔이 느껴졌다. 오른손 검지손가락에 생채기가 났다. 껍질이 벗겨져 핏기가 보였다. 자전거 여행을 떠날 때 고민 가운데.. 더보기
높새, 섬진 봄길을 가다⑤ 하동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니 9시가 조금 넘었다. 섬진교를 건너 다시 861번 도로를 만났다. 이곳에서는 순천으로 바로 넘어가는 2번 도로도 있다. 2번 도로는 산을 타고 넘는다. 이 길로 가자면 한 시간 남짓은 끌고 올라가야 할 듯싶다. 861번 도로는 2번 국도 아래로 놓였다. 거의 평지다. 861번 도로 옆 역시 매화꽃 천지다. 매화꽃이 가로수가 되었다. 어느새 섬진과는 멀리 작별했다. 시골 마을을 지나는 길은 평이했다. 얼마쯤 가자 오르막이 나타났다. 어제부터 페달을 밟은지라 양 다리는 허벅지 부분에 힘이 굳었다. 고통스럽다고 말하기엔 둥글게 느껴지는 통증이 있었다. 힘을 주려 해도 힘이 고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오르막에서는 높새를 끌고 올랐다. 엉덩이도 아프긴 했지만 참는다고 말할 정.. 더보기
높새, 섬진 봄길을 가다④ 861번 도로는 구례읍에서 구례군 문척면으로 들어서기 위해 섬진을 넘는다. 제번 긴 다리를 건너고 나면 비로소 새 길이 시작된다. 861번 도로는 남원시 산내면 실상사 인긍에서 출발해 지리산 성삼재를 올랐다가 광양시 진월면까지 이어지는 도로다. 구례를 사이에 두고 남원쪽으로는 지리산을 넘고, 광양쪽으로는 섬진을 따라 이어진다. 그 길의 반쪽을 달리게 되었다. 이 길 역시 3년 전 지리산을 돌 때 왔던 길이다. 다만 이번엔 방향이 반대가 되었고, 계절도 가을에서 봄 초입으로 바뀌었다. 그만큼의 차이는 그 이상의 변화를 주었다. 한번이라도 지났다는 경험이 주는 포근함이 느껴졌다. 예전에 왔던 이 길에서는 몇 번 지도를 보며 망설였으나 이제는 지도가 필요 없었다. 가을 단풍을 달고 있던 벚나무들은 언뜻 보아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