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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

높새, 섬진 봄길을 가다③ 구례구역에서 구례읍으로 들어가는 길엔 바람이 거셌다. 마치 지리산으로 접근하는 이들을 막겠다는 심사인 듯했다. 오르막에 바람까지 겹쳐 높새의 페달엔 힘이 빠졌다. 그렇다고 멈출 수도 없었다. 다행히 고개를 넘고 나니 바람은 조금 잦아들었다. 구례구역에서 5킬로 남짓 달리니 구례읍이다. 식당에 들러 점심식사를 마쳤다. 배고플 때 맞춤했던 반가운 점심식사였다. 다시 페달을 밟았다. 다음 목적지는 구례 산수유 마을이었다. 구례읍부터는 지도를 살펴야 했다. 구례읍을 벗어나자 861번 국도와 만났다. 861번 국도는 얼마쯤 가다가 지리산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윽고 19번 도로를 만났다. 지도상으로만 보면 19번 길을 따라 가다 온천랜드로 빠지면 지름길이다. 그러나 19번 도로는 보성강을 따르던 18번 국도와는 다.. 더보기
높새, 섬진 봄길을 가다② 압록에서 보성이 섬진과 조우할 때, 18번 국도는 순천과 구례구역을 지나 남원을 잇는 17번 국도를 만났다. 높새는 압록사거리에서 18번 국도와 17번 국도를 모두 버렸다. 그 대신 섬진강 물길 위로 놓인 예성교를 건넜다. 예성교 건너에도 섬진을 따라 2차선 도로가 나 있다. 이 도로는 높새에겐 낯익다. 3년 전 지리산을 돌때 구례에서 남원으로 가던 길이었다. 당시엔 비가 내렸고, 두 사람이 보성교에서 섬진의 흙탕물 아래로 낚시를 내리고 있었다. 두 번째 만난 섬진은 반가웠다. 3년 전과 달리는 방향이 다르니 길도 새로웠고, 길이 새로우니 풍광도 달라져 보였다. 덩달아 섬진도 더욱 늠름해진 듯했다. 종종이 물줄기 위로 드러난 바위들이 새삼 풍경이 되었다. 그러나 섬진의 변화는 무엇보다 봄에서 왔다. 삼월.. 더보기
높새, 섬진 봄길을 가다① 3월 26일 오전 9시 52분. 27번 도로가 북으로 달리다 전남 곡성군 석곡면 능파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놓은 길에 올랐다. 길은 채 3분도 가지 않아 하류로 향하는 보성강 물줄기를 만났다. 아직은 강이라 하기엔 조금 민망했다. 동네 개천 정도면 딱 어울리겠다. 2차선 도로인데 길이 양호하다. 이 길은 딱히 이름이 없다. 보성강 옆길쯤 될 듯 싶다. 때론 둑이 높아 강을 가리기도 하지만 어느새 길은 강가로 붙었다. 능파사거리를 떠나 약 5킬로 남짓 달리자 도로에 이름이 붙었다. 주암면과 목사동을 거쳐 온 18번 국도다. 이제 이름없던 보성강 옆길은 18번 국도로 모아졌다. 18번 국도를 만나고 나니 보성강이 어느새 강다워졌다. 비록 물줄기는 거세지 않아도 제법 강폭이 넓어졌다. 강에는 맨 땅도 드러났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