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무엇의 증거 이제 막 모내기를 하려는 무논에 흰 새 한마리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는 그것만으로도 생명의 존재를 알렸다. 산간 비탈진 논에 모내기보다 먼저 날아온 새는 그 자체가 생명이었다. 이로써 우리는 친환경적인 삶을 맛 보았노라고, 거창히 한 줄 써 내려갈 증거를 갖게 됐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비록 증거는 갖게 됐지만, 그 증거가 곧 친환경적인 삶은 아니다. 아이러니는 거기서 시작한다. 우리가 친환경적인 증거를 더욱 많이 발견할수록 세상은 친환경적이지 않게 된다. 증거를 많은 사람이 보려할수록 세상은 반환경적으로 변한다. 거기엔 근본적 딜레마가 놓여있다. 이제 인간은 친환경적이 않기 때문이다. 이제 증거를 찾지 말고 증거를 만들어야 하는, 직접 증거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20100628) 5월초 지리.. 더보기
1번 국도 자전거여행③ - "자전거여행은 사람여행" “앞에는 목적지를 찾아 길을 이끌어준 사람들이 있었다. 옆에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모습을 매번 보여준 사람들이 있었다. 뒤에는 안전을 위해 차를 거북이처럼 몰며 길을 지켜준 사람들이 있었다. 4일간 그런 사람들과 더불어 지냈기 때문에 이번 자전거여행은 내겐 ‘사람여행’이라 할 수 있다.” 1. 자전거여행을 마무리하던 6월 10일 저녁에 밝힌 소감이다. 평가회 시간에 ‘자전거 여행은 ○○다’는 방식으로 정리했는데 그때 쓴 글이다. 의미와 재미가 함께한 여행에서 사람까지 만났다는 건 더욱 뜻 깊다. 어쩌면 뜻 깊은 인연들을 만났기에 의미와 재미가 더해졌을 지도 모른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곳은 경기광역 정신보건센터다. 정신보건센터는 병원에서 퇴원한 정신장애인들이 사회로 돌아가는데 필요한 활동을 펼치는 .. 더보기
길 친구 길을 떠나면 무엇이든 친구가 된다. 끝없는 듯 이어진 길도 그 길을 둘러싼 하늘도, 숲도 묵묵히 길이를 조절하며 따르는 그림자까지 친구가 된다.(20100613)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