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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성산봉의 이면-올레조각8 섬 제주의 관광목록에 성산봉을 올리는 건 이미 일반사다. 바다 한끝으로 도드라져 나온 형태도 볼만하거니와 그 머리에 남은 분화구는 멀리 바다와 어울러 신비감도 품고 있다. 올레길에서 그 낯익은 성산포의 이면을 보았다. 상산포항에서 성산일출봉으로 향하는 언덕빼기를 걷다 앞쪽에서 도드라지는 성산봉은 이전에 보았던 어느 모습과도 달랐다. 시멘트 길이 바다를 피해 뭍쪽으로 붙은 언덕에서는 오히려 말들이 바다에 가까이 섰다. 그 말들과, 그 언덕과 그 시멘트길이 어울러 상산봉의 이면을 만들었다. 상대가 바뀌지 않는다면 내가 선 위치를 바꾸는 것도 방법 가운데 한 가지겠다. 그러나 그것이 본질이 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성산봉의 이면에 만족하지 못하고, 내일 아침이면 분화구를 향해, 동녘 바다로 떠오를.. 더보기
봄날 트레킹, 모의하다 오랜만에 서울에서 일터 사람들을 만났다. 지인 중 한 명과 트레킹가자고 모의했다. 예전에도 비정기적으로 간간이 마음이 맞으면 다니던 이다. 일정과 장소를 잡아두고 알음알음 연락해 뜻이 맞는 이들과 함께 가는 방식이다. 사람이 모이면 모이는 대로, 모이지 않으면 처음 작당했던 이들끼리만 가면 된다. 참가인원에 연연하지 않는 이런 모임이 편해졌다. 누군가를 설득해 가자고 할 이유도 없고, 많은 인원이 함께 할 이유도 없다. 자연스레 공고처럼 거창한 모집형태를 띠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고 특정인을 제외할 이유 또한 없다. 그저 일자와 장소가 맞으면, 정해진 방식이 맞으면 함께 할 뿐이다. 이번 트레킹은 지리산 둘레길이다. 5월 14~15일에 출발한다.(20100404) 더보기
버스를 사랑한 높새, 공존을 찾다 아침 8시 23분. 버스는 중간종착지인 석곡면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버스 짐칸으로 갔다. 매고 있던 배낭을 풀어 땅바닥에 두었다. 짐칸 문을 열었다. 짐칸엔 몸을 돌려 누운 높새가 있었다. 버스는 곧 다른 목적지로 이동한다. 높새를 바로 꺼내야 했다. 마음이 다급했다. 앞바퀴 부분을 바로 세워 높새를 꺼내려 하자 짐칸에 꽉 끼여 움직임이 수월치 않았다. 핸들을 비틀어 꺼내려는 순간 “윽” 했다. 핸들 손잡이를 잡고 있던 손가락이 짐칸 쇠기둥에 끼였다. 다시 방향을 바꾸었다. 높새는 용케 짐칸을 빠져 나왔다. 버스는 곧장 떠났다. 텅 빈 터미널에서 높새를 바로 세웠다. 그제야 손가락의 아픔이 느껴졌다. 오른손 검지손가락에 생채기가 났다. 껍질이 벗겨져 핏기가 보였다. 자전거 여행을 떠날 때 고민 가운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