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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시래기를 만들다 소박한 준비다. 길거리 시장에서 무 한 개를 샀다. 2천원인데 무 잎이 그대로 달렸다. 쓰레기로 처리할 일이 귀찮아 잎은 떼고 달라고 하려다가 그냥 받았다. 번뜩이듯이 무 잎으로 음식을 만들자 싶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무 잎으로 어떤 음식을 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먼저 떠오른 게 날 것 그대로 먹는 방식이다. 어느 쌈밥집에 가면 무잎이 그대로 나오지 않던가. 이를 쌈장에 찍어 먹으면 그만 아니던가. 이는 어렵지 않을 듯 싶다. 쌈장이야 된장과 고추장을 적절히 섞어 활용해도 그만이다. 또다른 음식은 시래기를 만들어 먹는 방법이다. 무 잎으로 시래기를 만드는 건 맞는 듯 싶다. 그런데 무작정 말리면 되나? 모르면 인터넷 검색이다. 그 다음 음식은... 생각은 그만큼에서 멈춘다. 열무김치 비슷한 김치를 .. 더보기
꽃게탕, 재료 믿고 끓이다 '재료가 좋으면 누구나 음식을 잘 만들 수 있다.' 요리사들이 들으면 몹시 서운해 할 이 명제가 내겐 맞춤이다. 또한 스스로 증명할 수도 있으니 더욱 딱이다. 이번엔 꽃게탕이다. 꽃게탕 도전은 우연하게 시작됐다. 꽃게를 사게 된 건 사무실 동료의 한 마디 때문이었다. 요즘이 꽃게 철이란다. 봄엔 암놈이고 요즘엔 숫놈이 제철이란다. 그 말 한 마디 듣고는 그렇다면 한 번 사볼까 싶었다. 퇴근길에 길거리시장에 들렀다. 곧장 수산물 파는 가게로 가서 꽃게가 있나 살펴보았다. 빨간 다라이 물에 살아있는 꽃게가 많다. 1kg에 1만원이란다. 그 가게 앞 길거리엔 얼음덩어리와 꽃게가 한데 수북히 쌓여 있다. 옆에 있는 긴판엔 '방금 죽은 꽃게 1kg에 5천원'이란다. '방금 죽었는지, 사흘전에 죽었는지 알 길은 없.. 더보기
짬뽕밥과 짬뽕을 구분하는 법 전북도청에서 업무를 보다가 점심 시간에 음식을 주문했다. 삼선짬뽕 삼선짬뽕밥 둘이었다. 점심시간 무렵 음식이 배달되었는데, 가만 보니 음식 가운데 단무지가 한 개 있다. 처음엔 반찬 단무지를 이렇게도 주나 싶었다. 알고 보니 짬봉과 짬뽕밥을 구분하는 일종의 표식이었다. 랩과 랩 사이에 놓은 단무지는 '이 그릇은 짬뽕밥이다'는 걸 말하고 있었다. 두 음식이 구분하기 어려운 건가 싶긴 했지만, 이것도 지혜다. 단무지의 살신성인이 조금 아깝긴 하지만. 덕분에 점심 한 끼 잘 먹고 새로운 언어 한 자락도 배웠다.(2010073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