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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온날

시래기를 만들다




소박한 준비다. 길거리 시장에서 무 한 개를 샀다. 2천원인데 무 잎이 그대로 달렸다. 쓰레기로 처리할 일이 귀찮아 잎은 떼고 달라고 하려다가 그냥 받았다. 번뜩이듯이 무 잎으로 음식을 만들자 싶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무 잎으로 어떤 음식을 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먼저 떠오른 게 날 것 그대로 먹는 방식이다. 어느 쌈밥집에 가면 무잎이 그대로 나오지 않던가. 이를 쌈장에 찍어 먹으면 그만 아니던가. 이는 어렵지 않을 듯 싶다. 쌈장이야 된장과 고추장을 적절히 섞어 활용해도 그만이다.

또다른 음식은 시래기를 만들어 먹는 방법이다. 무 잎으로 시래기를 만드는 건 맞는 듯 싶다. 그런데 무작정 말리면 되나? 모르면 인터넷 검색이다.
그 다음 음식은... 생각은 그만큼에서 멈춘다. 열무김치 비슷한 김치를 담가도 될 듯한데, 김치 담그기는 아직 범접하기 힘든 영역이다. 

집에 돌아와 무 잎을 떼놓은 후에 검색해보니 딱이다 싶은 건 없다. 그냥 물에 적당히 삶았다가 응달에 말리기 정도다. 그래도 실행했다. 무 잎을 씻은 후 끓는 물에 5분 정도 두었다가 꺼냈다. 그리고 부엌 거실에 말려 두었다. 

이 간단한 음식거리를 먹을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다.자연이 다 만들어놓은 밥상에 그저 된장풀어 국 끓이는 정도만 하면 되는데, 음식이야 소금 한 줌으로도 맛을 버릴 수 있는 것이니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2010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