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쪼개보렴.
사과 알맹이란
그 안에 다소곳이 들어앉은 씨앗을 보호하기 위한 껍질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
사과 꼭지를 만져 보렴.
가는 한 줄기로 사과를 붙들고 있으면서도
토실한 사과알맹이보다도 깊이 손을 뻗쳐 씨앗에게 가까이 다가서려 하지.
씨앗을 들여다보렴.
두서너 알이 한 곳에서 서로의 몸을 밀착하고 있어도
그들 사이엔 빈 공간을 두지.
어쩌면 욕심을 부렸는지도 몰라.
사과 대신 씨앗을 먹으려 했거나
좀더 편하자고 씨앗을 꼭지 가까이로 끄집어내려 했거나
아예 다른 여유도 없이 밀착하려고만 했는지 몰라. (1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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