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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생태계/서른의 생태계30+31

이 서른을 건너 온 지금, 즐겁다 부제 : 를 기획하며 1 서른아홉의 마지막 날을 며칠 앞둔 12월 어느 날. 겨울은 모든 상상까지도 얼게 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감정선이 서서히 도드라졌다. 그 감정선이 며칠 쌓이고 쌓여 연말의 바쁜 나날 사이에 나만을 위한 틈을 만들었다. 그 틈은 다른 어떤 일을 허락하지 않았다. 업무가 바빠도, 지인들과 만남이 잦아도 그 틈을 쓰지 않았다. 그 틈은 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으로 아껴 두었다. 그 틈을 이용해 30대의 들머리에서 만났던 날들을 찾아갔다. 서른 살의 1월, 서른 살의 2월, 서른 살의 3월…. 되새김은 어느 새 해를 넘어 서른한 살의 날들, 서른두 살의 날들, 서른세 살의 날들로 이어졌다. 결국 서른 살과 그 후 3년까지의 시간을 한데 묶었다. 는 아주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다. 경제적.. 더보기
그만큼의 가르침들 처음엔 칭찬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어떤 한 부분에 대한. 대체적으로 사람을 오래 알면 실망하기 쉽긴 하지만, 아직 그렇게까지 깊은 인연이 아닌지라 몇 번 나를 보았던 이들이 내게 보내는 칭찬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무슨 국정홍보 잡지에 실린 글처럼. 그럼에도 모처럼 얼굴 두껍게 위장하고 옮겨 본다. 이 글을 쓸 당시 사람들의 진심까지, 글 사이로 흐르는 마음의 소리까지 닫아둘 필요는 없으니. 그러나 정작 내용을 하나 둘 정리하다보니, 칭찬이라기보다는 가르침이었다. 애초 시작은 이랬다. 올 한 해 동안 내게 기쁨을 주었던, 힘을 주었던 글을 모아보자는 것. 책에서 인용하는 게 아니라 세풀 읽새들과 지인들과 일상에서 오가던 글들에서 찾아보자는 것. 그동안 이메일이며 쪽지며 간혹 편지 등으로 받은 글들 안에 이.. 더보기
어느 기계를 미워하며 마음이 불편하다. 도시락 만한 기계 한 대가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출근 카드 체크기. 이름이 적힌 카드를 넣으면 시간이 찍혀 나오는 기계. 출근시간보다 15분 이른 8시 45분에 출근했는데 망설이고 있다. 그냥 체크하지 말고 벌칙으로 토요일날 당직을 설까. “오늘은 일단 체크하고 안 하려면 다 같이 하자”는 한 지기의 말에 체크기가 있는 2층으로 내려갔다. 지각을 막겠다는 이유로 설치한 이 기계…. 뭔가 잘못된 진단에 잘못된 처방이 내려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난달에 실시한 월차수당 폐지까지도 이번 출퇴근 체크기의 도입은 지각 때문에 발생하는 어수선한 근무태도를 바로 잡겠다는 게 배경이었다. 회사에서 보건대, 자율적으로 하자는 얘기를 했음에도 여전히 지각하는 사람들이 있단다. 회사 분위기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