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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생태계/서른의 생태계32+33

32와 12분의 9

 


책 정리

토요일 오후에 자전거로 벽돌을 구입했다. 총 55장을 구입했는데 한 번에 20장씩을 라면 박스에 넣어 자전거 뒤에 실으니, 무게가 적지 않게 느껴졌다. 합정역 근처에서 동교동 삼거리까지 총 세 번을 오갔다. 토요일이라 근처 예식장이 있어서 차들이 많이 밀렸다. 그렇게 한 시간 반을 나르고 나니 땀이 많이 났다. 그래도 이제야 책장을 만들 수 있게 되어서 힘든 것도 잊어버렸다. 박스에서 책들을 꺼내 내용별로 분류했다. 창밖에 어둠이 밀려들 때 얼추 끝났다. 이사 오면서 구입한 나무들을 굽지 않아 이전 나무들과 조화가 잘 맞지는 않은데, 그런대로 두기로 했다. 이제 거실에 놓을 탁자를 정리하면 거의 짐정리가 끝난다. (2001.9.8.)



수염에 대한 시각

지하철을 타고 어딘가를 가고 있는데, 한 할머니가 옆자리에 앉았다. 할머니의 시선이 내 얼굴에 고정돼 있다 싶었는데, 할머니 왈, “어디 고시원에서 공부하는 학생이요? 수염이 이렇게 긴 것 보니까 고시공부하는 학생 같아서...”

“아니에요. 그냥 길렀어요.”

잠시 후 그 할머니 역시 왈,

“ 내가 실례되는 질문을 했지요?”


모처럼 인천에 있는 큰누나집에 들렀다. 수염을 기른 후 처음인데, 초등학교 4학년 여자조카 왈, “친구야 이거 가짜 수염이지? 한번 봐봐.”

급기야 수염을 잡고 뜯어보려다 실패하고는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노화도 장을 취재 갔다. 다섯 할머니들이 모여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 취재차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한 할머니 왈,

“그렇게 수염이 질먼 잠자리에서 어떻게 한다요? 키스할 때 수염이 찔러서 부인이 싫어할 텐데.” (2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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