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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생태계/서른의 생태계32+33

서른 살, 성공이 아닌 성숙이 필요할 때 부제 : 출판을 준비하며 연초에 올해 할 일 가운데 한 가지를 출판으로 계획했다. 어떤 책을 낼 것인지는 이미 정리된 터였다. 그 가운데 한 가지는 ‘서른 살’이다. 10년 전인 1999년, 내가 서른 살이 되었을 때 서점에 갔다. 그곳에서 서른살이 거론된 소설책을 10여권 정도 구입했다. 그리고는 며칠을 작정하고 그 책들을 읽었다. 나름대로 서른살의 의미를 찾고 싶어 취한 '의식'이었다. 이십대들에게 ‘서른 살’은 나름 기대를 갖게 하는 고개마루다. 내 서른 살과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의 서른 살들이 맞는 그 고개마루는 여러모로 다를 것이긴 하다. 무엇보다 취업이 쉽지 않고, 취업을 해도 게 중 절반은 비정규직이다. 생활 기반이 불안하니 서른 살들의 삶 또한 그기대치가 조금은 덜할 지도 모르겠다... 더보기
사랑도 아픔이 되거늘 채 한 뼘도 안 되던 키가 한 팔 길이 만큼 자란 건 기쁨이겠으나, 제 몸 하나도 버티지 못해 푹푹 줄기를 꺾는 그 아픔까지도 네가 키운 것인지, 그처럼 미련스레 살아도 되는지… 내가 네게 물을 주었고, 내가 너를 볕드는 창가에 두었거늘, 어제의 내 사랑이 오늘 그처럼 아픔이 될 줄이야 하여 네 아픔이 내겐 속상한 일이거늘… 사랑도 그처럼 아픔이 되는 줄… 지금 네가 줄기를 꺾지 않았다면, 나 또한 깨닫지 못했을지니 내가 네게 준 사랑에 너는 온몸을 꺾어 나를 일깨워 준 바가 있으니 내게 보여 준 그 아픔 또한 내게 주는 사랑인 줄 알겠다. (2002.12.) 더보기
빛에 몰입하다 벌써 한 시간 째였다. 잠시 고궁을 바라보다가 이내 발걸음을 옮기고 다시 허공으로 뻗어 오른 나무가지들을 유심히 살폈다. 심지어 길가에 떨어진 손톱만한 벚꽃 잎을 보고도 발길을 멈추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카메라 렌즈로 꽃잎을 들여다보다가 이내 다시 발길을 돌리고…. 함께 나온 사람들은 열심히 무엇인가를 찍고 있었지만, 중간 점검을 30여분 남기고도 내 카메라 안에 있는 필름은 한 컷도 감기지 못했다. 오직 사진을 찍기 위해, 그것도 누구를 혹은 무엇을 찍겠다는 생각도 없이 사진을 찍기 위한 첫 외출은 그렇게 예상치 못한 ‘산책’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산책이라고 하기엔 머릿속이 복잡했다. 3월 중순, 한겨레문화센터 ‘포토저널리즘’ 강좌를 신청했다. 이전부터 사진을 배우고 싶었다. 취재를 하면서 보고 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