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정리는 어렵지 않았다. 포털사이트 일정표에 따라 날짜와 상대팀 이름을 정리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모두 정리하고 나니, 맨유 경기가 한 경기 더 많았다. 어찌된 것일까? 이때부터 이 오류를 발견하는 게 갑자기 ‘일’이 돼 버렸다. 먼저, 일정을 참조했던 <다음>엔 2월 28일(토) 웨스트햄과 경기가, 3월 1일(월)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가 열린다고 나와 있다. 처음엔 그냥 적었지만, 생각해보면 하루 쉬고 연이어 축구를 한다는 건 문제가 많다. 절대체력이 중요한 축구경기에서 이럴 경우엔, 상대팀만 득 본다.
이쯤 되니 축구 경기일정이 퀴즈가 되었다. <네이트>엔 28일에 있고, <야후>엔 27일에 있으며, <다음>엔 27일과 3월 1일에 있고, <네이버>엔 없는,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는 어느 팀의 경기일까?
아! 제대로 정리해 놓고 즐기고 싶었던 소박한 마음이 이 퀴즈 한 개에 막혀 버렸다. 어찌 제 날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맨유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애초 맨유 일정에는 2월 27일 또는 28일에 웨스트햄과 경기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맨유가 지난번 맨시티와의 칼링컵 준결승에서 승리해 결승에 진출하자, 웨스트햄과의 경기는 미뤄진 게 아닌가 싶다. 칼링겁은 프리미어리그와는 다른 일정으로 진행되니, 큰 흐름으로 이뤄지는 프리미어리그가 일정을 양보한 듯 했다. 이 정도 추정하고 나니, 포털 사이트들의 날짜 맞추기의 퀴즈가 풀렸다.
<네이버>는 칼링컵 결승전으로 웨스트햄 경기가 취소된 걸 알고 이 일정을 삭제했다. <야후>와 <네이트>는 취소된 경기일정을 아직까지 그대로 두었다. 물론 두 모텔 중 누군가는 이전 일정의 날짜까지 틀렸다. <다음>은 취소된 경기일정은 그대로 둔 채, 칼링컵 결승전 일정을 게시해 놓았다. 맨유 홈페이지는 아직 경기일정이 잡히지 않았으므로 아무런 예고도 해놓지 않은 것이다.
이 사소한 실수야, 단지 내가 축구를 즐겁게 보려고 정보에서 발생했으니 소소한 일이다. 누구처럼 축구를 전쟁으로 비유할 이유도 없고, 크게 손해 본 것도 아니니 화낼 일도 아니다. 잠시나마 추리를 할 수 있는 간단한 퀴즈를 주었으니 그것으로 족하다. 아울러 이 글 한 편을 쓰게 한 소재거리를 얻은 것도 득이다. 아무튼 내게 중요한 것은 3월 1일에 맨유가 칼링컵 결승전을 한다는 것이다.(20100203)
순간 미로에 빠졌다. 뜻밖이었다. 날짜 하루를 찾지 못해 이렇게 헤매일 줄이야.
몇 년 전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에 푹 빠져 사는 나. 드디어 작정하고 남은 경기일정을 정리하기로 했다. 프리미어리그 경기일정은 웬만한 포털 사이트에 가면 자세히 나왔다. 따라서 내가 정리할 경기일정은 맨유 중심의 일정정리다. 맨유와, 선두 다툼을 벌이는 첼시와 아스날의 일정을 함께 정리해 09/10시즌 남은 14경기를 즐기는 재미를 배가하기 위한 정리다.
이럴 수 있을까 싶어, 이번엔 <네이버>로 갔다. <네이버>엔 2월 28일이든, 3월 1일이든 프리미어 경기일정이 없다. 이런! 이번엔 <야후>로 갔다. <야후>엔 2월 27일 웨스트햄과의 경기가 잡혔다. 이제 점점 미로에 빠져 이번엔 <네이트>로 갔다. <네이트>에는 2월 28일로 웨스트햄과의 경기일정이 잡혔다.
맨유 홈페이지에는 2월 27일부터 3월 1일 사이에 웨스트햄과의 프리미어 경기일정은 없었다. <네이버>의 경기일정과 일치했다. 그렇다면 <네이버>가 맞은 정보를 제공한 것일까! 일견 맞다. 그런데 다른 포털이 틀렸던 이유를 <네이버>만으로는 알 수 없었다. 맨유 홈페이지에는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없는 그 주인, 3월 1일에 아스톤빌라와의 칼링컵이 잡혀 있었다. 이 일정을 보고 다른 포털들이 왜 틀렸는지 추정할 수 있었다.
이 사소한 실수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정보관리의 중요성이 다시 떠올랐다. <네이버>는 프리미어 경기 일정란과 별개로 카테고리를 달리해 칼링컵을 따로 두었다. 그러니 이를 따로 찾아봐야 알 수 있게 편집돼 있다. <다음>은 최신정보는 올렸으나 바뀐 정보를 관리하지 못했다. <야후>와 <네이트>는 최신정보도 획득하지 못했고, 옛 정보도 관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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